[사이클]16세 국가대표 '악바리' 한송희…세계정상 기대주

  • 입력 1999년 12월 13일 19시 56분


‘1m62,58㎏. 테크노댄스를 좋아하는 발랄한 16세 소녀.

무릎과 손, 엉덩이 등 온몸에는 찍히고 긁힌 상처 투성이.’

사이클 최연소 국가대표 한송희(서울체고 1)가 밝히는 ‘나의 모든 것’이다.

한송희는 올해 혜성같이 나타난 한국여자사이클의 ‘희망봉’.

사이클 입문 4개월만인 6월 학산배 전국선수권대회 2㎞ 개인추발 정상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10월 전국체육대회에서 도로독주와 2㎞개인추발을 석권했다. 고교 무대에는 더이상 적수가 없을 뿐더러 당장 실업무대에 뛰어들어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 그런 그가 새천년 여자 사이클 세계 제패를 꿈꾸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했지만 훈련에 임하는 자세는 ‘악바리’가 따로 없다. 박정숙 국가대표 코치의 지도아래 하루 100㎞ 도로주파 등 훈련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쥐가 나 옷핀으로 긁은 종아리는 상처투성이다. 넘어져 생긴 상처는 아물기가 무섭게 덧나지만 한번도 ‘포기’라는 단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목표는 내년부터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 세계 정상을 향한 단계를 하나씩 밟아가는 것.

한송희는 남자 마라톤선수 못지 않은 폐활량과 체력을 자랑한다. ‘철녀’에서 ‘은륜 여왕’으로 변신한 독특한 경력 때문. 초등학교 3년때 수영을 시작, 2년만에 동아수영대회에서 입상했고 공릉중학교 입학후부터는 철인경기에 뛰어들었다. 중학교2년이던 97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주니어부 우승을 비롯해 각종 국제대회 주니어부를 휩쓸었다. 그러나 중3때 일본에서 열린 철인경기에 출전했다 쓰러진 후 고교 진학과 함께 사이클로 방향전환을 했다.

박코치는 “송희가 사이클 선수로 최상의 신체 조건을 갖췄다”며 “세계정상등극은 시간문제”라고 기대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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