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선두 수원, 포항에 기적같은 역전승

  • 입력 1999년 8월 25일 22시 36분


25일 홈에서 열린 99바이코리아컵 K리그 포항 스틸러스전. 이기형이 전반 29분 자살골을 내줘 0―3으로 뒤지자 본부석에 앉아있던 수원삼성의 샤샤 비탈리 올리 용병 3총사는 고개를 떨구었다.

관중석에서는 “천하의 수원도 용병이 빠지니까 영 힘을 못쓰네”라는 말이 흘러 나왔다. 이 말에 토종 선수들의 자존심이 상한 것일까. 이때부터 수원의 ‘기적같은’역전드라마가 펼쳐졌다.

그 서막은 ‘날쌘돌이’ 서정원이 열었다. 서정원은 전반 33분 장지현의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슛을 쏘았다. 1―3.

수원은 전반 종료직전 이병근이 신홍기의 프리킥을 페널티지역 앞에서 멋지게 헤딩슛, 1점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후반 10분 추격의 고삐를 당긴 수원은 미드필드 정면에서 고종수가 찔러준 볼을 서정원이 왼발로 직접 슈팅, 마침내 3―3 동점에 성공했다.

극적인 대미는 이날 자살골을 내준 이기형이 장식했다. 후반 35분 이기형은 아크 정면에 있던 박건하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대포알 슛을 날렸다.

이로써 수원은 4―3 역전승을 거두며 7연승 및 홈 16게임 연속무패(14승2무)로 선두(승점 37)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포항은 수원구장에서만 3무6패를 당하는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목동에서는 2위 부천 SK가 이태홍의 2골에 힘입어 3―1로 역전승, 3위 전남 드래곤즈와의 승점을 5점차로 벌렸다.

부천은 전반 14분 세자르에게 선취골을 내줬지만 전반 35분 김기남의 패스를 이어받은 곽경근이 골키퍼 키를 넘기는 재치있는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부천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한 이태홍이 3분만에 곽경근의 패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슛, 역전에 성공했다. 이태홍은 후반 35분 쐐기골까지 터뜨려 승리의 1등공신이 됐다.

광주에서는 전북 다이노스가 천안 일화를 3―2로 꺾고 4연패 및 홈 3연패에서 벗어났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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