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의 축구 꿈나무 축제로 평가받는 이 대회는 256개팀이 5일간 37개 경기장에서 총 1025경기를 치른다.
리그전 위주로 경기를 진행, 1위부터 256위까지의 순위를 가릴 뿐만 아니라 꼴찌팀일지라도 상위팀과 똑같은 수의 경기를 치른다.
22일 오키나와의 유소년클럽 코치를 맡고 있는 전 일본올림픽대표팀 감독 이시이 요시노부(60)가 0―12의 참패를 당하고 웃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
신생팀이라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보다는 강팀과 다양한 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는데 참가의의를 뒀던 것.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팀에는 부럽기만 한 대목이었다.
현재 한국의 7개 유소년축구 전국대회는 대부분 넉다운제. 아무리 강도높은 훈련을 했더라도 한번 지면 ‘보따리’를 싸야 한다.
이 때문에 지도자들은 매경기 승패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고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도 끊이지 않는다. 매 경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저학년 선수들은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없고 약한 팀은 일년에 치르는 경기 수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초등학교때 우수했던 선수일지라도 중학생이 되면 다시 2년간 ‘물당번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회 제도 자체가 ‘승부 위주’의 축구를 강요하고 있다면 기본기 위주의 창의적인 축구는 먼나라 얘기일 수밖에 없다.
늘 그렇듯 5월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참패 직후 떠들썩하게 내놓은 국내 유소년축구 발전안도 허공을 맴돌고 있다. 한국축구가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시미즈〓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