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신세계「눈물」이 삼성 울렸다

  • 입력 1999년 2월 23일 19시 01분


3쿼터 7분10초경. 신세계쿨캣의 기둥 정선민(1m86)이 골밑으로 돌진하다 삼성페라이온 박정은과 정면으로 부딪쳐 코트에 나뒹굴었다. 박정은의 진로방해 반칙. 정선민은 통증으로 눈물을 흘리면서도 어렵게 얻은 두번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켜 팀동료의 투혼을 불러일으켰다.

23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한빛은행배 99한국여자프로농구 신세계와 삼성의 개막전.

‘신흥강호’신세계가 정선민(21득점)의 투혼에 힘입어 지난해 여름리그 우승팀 삼성을 79대 76으로 누르고 프로경기 승리 1호를 기록했다.

40분 경기중 32분 동안은 삼성의 독무대. 삼성은 ‘주부스타’ 정은순이 골밑을 악착같이 지키고 왕수진과 유영주가 어김없이 3점슛을 터뜨렸다.

3쿼터 5분경 점수는 53대 41로 삼성이 12점이나 앞서 있었다.

그러나 이변은 이때부터. 정선민의 ‘눈물의 자유투’직후 작전타임을 부른 신세계 이문규감독은 선수들에게 계속 눈물을 훔치고 있던 정선민을 잘 봐두라고 말했다.

감독의 말이 통한 것일까. 신세계는 이후 3쿼터 종료까지 상대에 5점만 내주고 이언주(23득점)의 슛이 살아나며 9득점을 올리며 살아났다.

신세계의 역전드라마는 4쿼터 2분35초경 장선형(17득점)과 정선민이 연속 3점슛을 터뜨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3분30초 동안 신세계는 상대에 한점도 내주지 않고 연속 12득점을 올려 단숨에 72대 67로 승부를 크게 뒤집었다.

신세계는 막판 삼성 왕수진의 3점슛과 정은순의 자유투로 78대76, 2점차까지 추격당했으나 한번 잡은 리드를 끝내 내주지 않았다. 한편 이어 벌어진 한빛은행 대 현대레드폭스의 경기는 한빛은행이 75대74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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