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 기자] 정규리그 막바지에 접어든 프로농구판에 파란이 속출하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강호가 약체팀에 잇따라 덜미를 잡히는가 하면 객관적 전력의 우열이 뚜렷한 팀간의 격돌에서도 일방적인 승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혼전양상에 대해 근본적으로 각 팀간의 전력차가 크지 않은데다 장기레이스에 따른 체력저하와 전력 및 작전노출로 팀간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점을 들고 있다.
최근 돌풍의 주역은 대전 현대다이냇. 4승12패로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는 지난 14일 대구 동양오리온스를 82대76으로 격파한데 이어 16일 원주 나래블루버드를 94대85로 제압했다.
7위인 수원 삼성썬더스 역시 12일 나래를 물리친 여세를 몰아 16일에는 중위그룹에 속해있는 광주 나산플라망스를 잡고 하위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최근 급락세를 보이는 상위팀은 동양과 나래. 이달초까지 2위를 달렸던 동양은 5일 나래전 패배이후 4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추락했고 나래 역시 삼성 현대 등 약체와의 경기에서 연패했다.
이변을 가능케 한 가장 큰 변수는 주전선수들의 체력문제. 선수운용의 폭이 제한된 가운데 주전들이 혹사당하면서 체력이 급락,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그간 팀플레이를 주도해왔던 특급용병들의 기량이 노출되면서 각 팀이 대비책을 수립, 특정팀의 독주가 불가능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각 팀들이 성공 확률이 적은 외곽슛 대신 포스트맨을 중심으로 한 골밑플레이에 주력, 득점력을 높인 것도 팀간 평준화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남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는 용병들의 활약뿐 아니라 뒤를 받치는 토종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제몫을 해주느냐 여부가 팀성적을 좌우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