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540원 간극 여전…위원장 “기한 못 지켜 죄송”

  • 뉴시스(신문)

최저임금위 11차 전원회의…네 번째 인상 수준 논의
노사 격차 1680원→1540원…3차 수정안 제출 예정
노동계 “실질소득 보장해야” vs 경영계 “경영난 심각”
법정시한 이미 넘겨…위원장 “곧 최적 수준 도출 기대”

류기정(왼쪽)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와 류기섭 근로자 위원이 3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2026.06.30. 세종=뉴시스
류기정(왼쪽)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와 류기섭 근로자 위원이 3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2026.06.30. 세종=뉴시스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네 번째 인상 수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노사의 요구액 격차가 당초 1680원에서 1540원까지 좁혀졌지만, 여전히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노동계는 물가상승률과 생계비를 반영한 대폭 인상을 요구한 반면, 경영계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이 한계에 달했다고 맞섰다.

최임위는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10차 전원회의에서 2차 수정안까지 제출한 상태다. 노동계는 2차 수정안으로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1만320원보다 1580원 높은 1만1900원을, 경영계는 올해보다 40원 오른 1만360원을 제시했다.

노동계는 이날 회의에서도 “최저임금이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은 단순한 최저 비용이 아니라 삶을 지속할 수 있다는 희망의 임금”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미세 조정이 아닌 전향적이고 과감한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저임금 수준을 판단할 때 ‘중위임금의 60%’이라는 지표보다 노동자의 실제 생계비를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류 사무총장에 따르면 2025년 기준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은 239만2000원이고 비혼 단신 노동자의 실태생계비 중위값은 239만8000원이다. 현행 최저임금이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코스피 호황과 반도체 초과이윤, 초과 세수 전망 등을 고려해 경제성장률도 적극 반영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1만원 시대라고 하지만 산입범위 확대로 노동자가 실제 받는 인상 효과는 무력화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청년들은 ‘말만 1만원 시대지 실제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들어 1000원 시대에 사는 것 같다’고 말한다”며 “수천만원의 성과급 잔치가 벌어지는 양극화 시대에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야말로 정부가 청년들에게 보일 수 있는 최소한의 민생 정책이다. 그렇지 않다면 청년들은 이 최저임금을 ‘최고임금’으로 받아들이며 늙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경영계는 반도체 경기 호조만으로 전체 경제 상황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최저임금 인상 자제를 요구했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이 반도체 호황이라는 착시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며 “지난해 폐업 사업자 수는 97만6000개로 여전히 100만개에 가깝고,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95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계의 2차 수정안인 1만1900원은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간당 1만4000원을 넘어선다”며 “이 안이 적용되면 최저임금 노동자 1명을 고용하는 데 드는 실제 인건비가 연간 약 500만원 늘어나, 몇 명만 고용해도 연간 수천만원의 부담이 추가된다”고 주장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현장에서는 최저임금을 더 이상 높이지 말아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자영업자들은 사람을 고용하려 해도 최저임금과 각종 법정 수당, 퇴직금 부담으로 결국 혼자 일하며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양 본부장은 “사업이 부진해 폐업하면 빚만 남고 대출 원금은 물론 이자도 갚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누적 영향과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장의 절박함을 같은 무게로 다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권순원 최임위 위원장은 법정 심의기한을 넘긴 데 대해 사과했다.

권 위원장은 “올해도 심의기한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지금 노·사·공익위원 모두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곧 최적의 수준이 도출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노력하겠다”고 했다.

공익위원 간사인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도 “노사 양측이 최초 제시안에 이어 두 차례 수정안을 냈지만 아직 의견 차이가 적지 않다”며 “이제는 각자의 입장을 반복하기보다 의견 차이를 실질적으로 좁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노사를 독려했다.

최임위는 이날 노사로부터 3차 수정안을 제출받아 요구액 격차를 좁히기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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