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거실에 온열 소파를 들여놨다가 화재 피해를 입은 농민이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제조업체 배상’ 판결을 받았다.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A 씨는 2024년 1월경 온열 기능이 있는 흙 소파를 구매해 거실에서 사용해 왔다. 그런데 이듬해 3월 주택에 화재가 발생해 주택 일부와 가재도구 등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사건의 쟁점은 화재가 실제 온열 소파의 결함으로 인한 것인지와, 제조업체의 책임 또는 사용자의 잘못 여부였다.
● 공단 “제조물 결함에 따른 화재”
A 씨는 상당한 재산상 피해와 정신적 피해 보상을 받기위해 법률구조공단(이하 공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공단은 화재 감식 결과와 현장 조사 자료 등을 토대로 발화 지점이 온열 소파로 특정된 점, A 씨가 통상적인 방법으로 소파를 사용해 온 점 등을 근거로 제조물 결함에 따른 화재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조업체가 제품 결함 외 다른 화재 원인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제품 결함과 화재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외출중 전원 ON…업체 “사용자 잘못”
반면 업체는 화재가 소파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고, 설령 소파에서 발화했더라도 사용자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광주지방법원 장흥지원은 화재 감식 결과보고서와 현장 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화재가 소파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업체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제품 결함 외 다른 원인으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제조업체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A 씨가 외출 중 소파 전원을 켜둔 상태에서 이불을 올려놓았던 점 등을 고려해 제조업체의 책임을 60%로 제한하고,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를 포함해 약 3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 “소비자가 원인 입증 어려워…의미 있는 판결”
소송을 진행한 공단 박왕규 변호사는“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제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던 중 발생한 화재 사고에 대해 제조업자의 책임을 인정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일반 소비자가 제품 결함이나 화재 원인을 직접 입증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제조업자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소비자 피해 분쟁에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앞으로도 제조물 하자와 소비자 피해 사건에서 입증의 어려움으로 권리구제를 받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적극적인 법률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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