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그리고 초록빛 동행]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 인터뷰
지역-가족 따라 삶의 질에 격차
아동성장환경지표 민간 첫 분석
5월을 아동 행복의 전환점 추진
어린이날이 있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아동 행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록우산 제공
“아동의 행복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자 책임입니다.”
어린이날이 있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아동복지전문기관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아동 행복’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2022년 초록우산 회장 취임 이후 아동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재단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황 회장은 “올해 5월은 대한민국 아동의 현실을 면밀히 살펴보고 아동 행복을 위한 사회적 나눔을 시작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는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아동의 권리와 존엄을 선언하며 어린이날을 법정 기념일로 제도화할 정도로 아동 행복을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삼아왔다”며 “하지만 비약적인 경제 발전이 이뤄진 오늘날에도 사는 지역, 가족 환경에 따라 아동 삶의 질 격차는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이 마주한 각기 다른 성장 환경이 곧 아동의 행복 수준을 결정지어서는 안 된다”며 “아동이라면 어디에, 어떤 형편에서 살든 모두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아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동체 전반에 ‘나눔’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눔이 일어나야 한다”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아동의 행복은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개인과 기업 등 사회 모든 구성원의 관심과 참여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현실… ‘아동성장환경지표’가 드러낸 격차
초록우산이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아동성장환경지표’는 우리 사회 아동 행복을 실현하기 위한 재단의 대표적 노력이다.
아동성장환경지표는 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주도로 전국 229개 시군구 대상 공공·행정 통계를 종합 분석해 지역별 아동 성장 환경 격차를 진단한 종합 지표다.
초록우산은 총 8만7000여 건의 공공 데이터 전수조사를 거쳐 83개 후보 지표를 선별한 뒤 국내외 연구 검토와 전문가 검증을 거쳐 △건강 △교육 △복지 △지역사회 등 4개 영역에 걸쳐 최종 12개 지표를 선정했다. 또 해당 지역의 전반적인 아동 성장 여건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표에 기반한 종합 점수도 산출했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 아동들은 어느 지역에 살고 있느냐에 따라 같은 연령대라도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다”며 “심지어 동일한 시도 내에서도 건강·교육·복지 인프라의 차이가 존재하고 이러한 차이가 누적되며 아동에게 현실적인 격차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와 학원, 병원 등 아동의 일상이 이뤄지는 시군구 단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은 민간기관 가운데 초록우산이 처음”이라며 “이는 평균 중심의 거시적 접근을 넘어 실제 아동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현실의 지도’로 우리 사회가 어디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아동성장환경지표는 지난달 30일 공개 이후 다수의 언론에 인용 보도됐으며 지역사회의 아동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초록우산은 아동 성장 환경 격차 해소를 위해 정책 기준의 전환과 함께 사회적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록우산은 향후 ‘대한민국 아동성장환경지표’를 매년 축적해 지역별 변화 추이를 살피고 아동 정책이 실제 우리나라 아동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점검하는 모니터링 도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초록우산, 제도 공백 메우며 ‘아동 문제 해결사’로 자리매김
초록우산은 아동과 관련한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보육이나 학습, 의료, 주거 등 기본적인 지원을 넘어 가족돌봄아동, 이주배경아동, 위기 영아 등 시급한 문제들을 중점 사업으로 삼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황 회장은 한 아동의 사례를 언급하며 아동 지원에 사각지대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폐지를 주워 파는 청각장애 할아버지에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 빠르게 달리는 차가 쉼 없이 지나가는 도로 위에서 등을 연신 두드리는 일곱 살 소담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친부모의 불화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소담이는 또래보다 일찍 글을 익혔고 간단하지만 수어까지 할 수 있다. 늘 받아쓰기를 하면 100점을 받는 소담이는 집안 형편이 어려운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갖고 싶은 게 있어도 떼를 쓰거나 조르지 않는다. 그런 소담이의 첫 필통은 ‘까만 비닐봉지’다.
황 회장은 “소담이 이야기는 제도적 지원만으로 모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며 “국가의 복지 시스템이 닿지 못하는 영역에서는 초록우산과 같은 민간기관이 중심이 된 사회적 연대가 공공 정책의 공백을 보완하며 그와 같은 활동의 근원적 힘은 결국 국민들의 자발적인 ‘나눔’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은 소담이 같은 아이들이 현실의 벽을 넘어 자유롭게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통해 ‘소담이의 첫 필통, 까만 비닐봉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기부금은 소담이 교육비와 소담이 가정의 생계·의료비 지원에 우선 사용되며 이후 취약계층 및 가족돌봄아동 등 비슷한 환경의 어린이와 가정을 돕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초록우산은 올해 학업이나 주거, 의료, 보육 등 아동의 기본 생활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가족돌봄아동, 온라인 세이프티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갖가지 아동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앞장설 계획이다.
황 회장은 “나눔은 우리 곁에 사는 아동의 삶에 ‘관심을 갖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며 “개개인의 노력을 넘어 다양한 사회 주체의 관심과 기부 참여, 우리 사회에 변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소망을 통해 아이들을 웃음 짓게,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정의 달 5월은 곧 ‘어린이에게 기부하는 달’로
초록우산은 나눔을 통한 아동 행복 실현을 모토로 가정의 달 5월을 ‘어린이에게 기부하는 달’로 제시하며 국내외 아동 지원을 위한 집중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기부자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라 자유롭게 나눔의 가치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한데 모은 통합 캠페인 페이지도 새롭게 공개했다.
주요 캠페인으로는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이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낮은 초인종’ 캠페인이 있다.
초록우산은 아동이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않는 법은 배우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법은 배우지 못해 쉽게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현실에 주목했다. 이에 편의점, 약국, 가게 등에 아동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를 지키는 낮은 초인종’ 현판을 달아 사회적 안전 거점을 마련했다. 위급 상황에서 아이들이 주저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새로운 아동 보호망을 전국에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메이커스와의 첫 협업으로 탄생한 ‘초록우산을 쓴 베이비 춘식이 키링 장바구니’ 굿즈를 활용해 판매 수익금을 어린이식당에 지원하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현재 부산, 전북, 대전, 청주에서 운영 중인 어린이식당은 결식 우려가 있는 아동에게 안정적인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황 회장은 “우리는 모두, 누구나 한때 어린이였다. 모든 것이 새롭기도 했지만 때때로 어렵고 막막한 순간들을 마주한 적도 있었다”며 “어린이가 어른이 되기까지 가족부터 친구, 선생님 등 누군가가 건넨 따뜻한 응원과 위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어릴 적 받았던 도움을 오늘을 살아가는 어린이에게 돌려줄 차례”라며 “하루의 행사나 선물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 자체를 변화시켜 언제, 어디서라는 조건에 무관하게 차별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우산의 진짜 역할은 비를 막는 것이 아니라 비를 뚫고 나아가게 하는 것”이라며 “초록우산은 언제나 어린이 곁에서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재단 본연의 역할을 다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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