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국내 취업가능 기간 만큼 배상”…산업재해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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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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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의 산업재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대한법률구조공단이 국내 체류 및 취업 가능 기간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인정한 판결을 이끌어냈다.

파키스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 A 씨는 산업용 보호테이프를 생산하는 B 법인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하던 중, 2019년 1월 롤러에 왼손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 씨는 몸통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및 장해급여 등 약 4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A 씨는 상당 기간 노동 능력을 상실하는 등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자 피해 회복을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이하 공단)에 소송을 의뢰했다.

“구체적 안전교육 실시 내용 없어”

이 사건의 쟁점은 사용자의 보호의무 및 안전배려의무 위반 여부와 외국인 근로자의 국내 취업 가능 기간에 따른 손해배상 범위였다.

B 법인은 롤러 작업 시 장갑을 벗을 것을 지시하고 교육했음에도 A 씨가 이를 위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부인했다.

공단은 B 법인이 근로자들에게 기계 작업 시 유의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고, 안전관리상태 보고서에도 장갑 미착용 관련 내용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주장했다.

또한 공단은 A 씨의 노동능력 상실에 따른 일실수입(장래 소득)에 대해, ‘사고일 부터 체류가능 기간인 2024년 12월까지는 한국의 일용 노임을 적용하고, 그 이후부터 만 60세까지는 파키스탄의 평균임금을 적용하여 산정할 것’을 주장했다.

회사 항소했지만…“477만원 추가” 판결

창원지방법원은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B 법인의 보호의무 및 안전배려의무 위반행위가 불법행위임을 인정하고, 위자료 및 일실수입 등으로 2234만1454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B 법인은 사건의 책임이 A 씨에 있다며 항소했고, A 씨는 공단의 도움으로 청구금액을 증액하는 부대항소(상대편의 항소에 덧붙여서 항소하는 것)를 제기했다.

항소심 법원(창원지방법원)은 B 법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한편, A 씨의 체류가능 기간을 2026년 12월까지로 인정해 일실수입 477만7294원을 추가 인정했다.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재확인 사례”

소송을 진행한 공단 소속 황철환 변호사는 “이 사건은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를 재확인한 사례”라며 “근로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사업주의 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장래 취업 가능 기간을 현실적으로 고려해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여, 향후 유사 사건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단은 앞으로도 산업재해, 임금체불 등 사회적 약자가 겪는 법적 분쟁에 적극 대응하여 실질적인 권리구제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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