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찰청, 中 건너가 보이스피싱 피해금 2400만원 전액 환수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31일 18시 10분


수사기관이 해외 판결 통해 환수한 첫 사례
강원경찰, 중국 공안과 긴밀한 공조로 결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인 박모 씨(가운데)가 17일 중국에서 피해금 2400만 원을 돌려받은 뒤 경찰 관계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원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 피해자인 박모 씨(가운데)가 17일 중국에서 피해금 2400만 원을 돌려받은 뒤 경찰 관계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원경찰청 제공
2024년 3월 7일 박모 씨(당시 68·여)는 자신을 검사라고 밝힌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명의도용 범죄에 연루됐으니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자금 보호를 위해 계좌에 있던 돈을 송금하라는 내용이었다. 박 씨는 곧바로 해당 계좌로 2400만 원을 보냈다.

뒤늦게 보이스피싱 피해 사실을 알게 된 박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강원경찰청은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중국 현지 피싱 범죄 조직원 7명을 검거했다. 그러나 피해금은 돌려받지 못했다. 중국 측 협조 없이는 환수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약 2년이 지난 이달 17일, 박 씨는 2400만 원 전액을 돌려받았다. 경찰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가 직접 돈을 수령했다. 국내 수사기관이 해외 형사재판을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환수한 첫 사례다.

강원경찰청과 경찰청 국제치안협력국이 성사시킨 이번 환수는 그동안 중국 공안과 쌓아온 협력 관계가 바탕이 됐다. 경찰은 중국 공안을 통해 지난해 11월 중국 법원이 피싱 조직원들로부터 몰수한 피해금 2400만 원을 피해자에게 반환하라고 판결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강원경찰청은 피해금 환수 절차를 재개했다. 판결문 확보가 필요했지만 중국 측은 문서 제공에는 난색을 보였다. 다만 피해금을 반환하라는 판결 내용은 확인됐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법무부와 외교부를 통해 국제형사사법 공조를 진행했고, 피해자가 직접 중국을 방문하면 공안을 통해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박모 씨가 돌려받은 피해금 2400만 원(13만651위안). 강원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 피해자 박모 씨가 돌려받은 피해금 2400만 원(13만651위안). 강원경찰청 제공
박 씨는 “힘들게 모은 돈을 잃고 잠도 이루지 못했는데 경찰관들이 중국까지 함께 가서 돈을 찾아줬다”며 “나라가 나를 지켜준다는 생각에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다”고 말했다.

강원경찰청은 올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피해 회복을 위해 형사기동대 내 ‘국제공조반’을 신설했다. 해외 기관과의 사법 공조를 통해 사기 피해금을 되찾는 ‘초국가적 환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현석 강원경찰청장은 “이번 사례는 범죄자 검거뿐 아니라 피해자의 실질적인 일상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국제 공조 네트워크를 통해 국경을 넘은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피해 회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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