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대신 흙 만지기… 도심 속 유아 숲체험 확산

  • 동아일보

서울시 추진 ‘정원처방’ 사업
용산구는 효창-응봉공원서 운영
성동-동대문구 등 자치구도 확대
아동 정서 안정-사회성 발달 도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용산구 소재 어린이집 유아들이 유아숲지도사의 지도에 따라 잉글리시 데이지 모종을 화분에 옮겨 심고 있다. 이 체험은 서울시 ‘정원처방’ 사업의 일환인 ‘유아숲체험’ 프로그램으로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유아의 정서 발달과 전인적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용산구청 제공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용산구 소재 어린이집 유아들이 유아숲지도사의 지도에 따라 잉글리시 데이지 모종을 화분에 옮겨 심고 있다. 이 체험은 서울시 ‘정원처방’ 사업의 일환인 ‘유아숲체험’ 프로그램으로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유아의 정서 발달과 전인적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용산구청 제공
“좋은 향기가 나요!”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은 인근 어린이집 소속 아이들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한 아이는 진분홍색 잉글리시 데이지를 가리키며 “분홍색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라고 외쳤다. 유아숲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섯 살 아이들은 흙을 만지고 꽃을 직접 심었다. 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꽃 향기를 맡고 색과 모양을 관찰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들의 활동을 도운 어린이집 교사 배태경 씨(48)는 “아이들이 흙을 만지고 식물을 돌보는 과정을 통해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배우고, 꽃의 이름과 구조도 자연스럽게 익힌다”고 말했다.

● “흙 밟고 꽃 심고”… 도심 속 생태교육

아동의 정서 안정과 사회성 발달을 돕는 ‘유아숲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봄철을 맞아 각 자치구들은 공원과 숲체험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고 참여 기회도 확대했다.

용산구는 효창공원과 응봉유아숲체험원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는 3월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정기 이용기관을 모집해 34개 기관을 선정했다. 이들 기관은 11월까지 매주 숲체험에 참여한다.

이날 프로그램은 ‘로제트(Rosette) 식물’을 주제로 진행됐다. 로제트 식물은 햇볕을 받아 따뜻한 땅에 바짝 붙어 자라며 잎이 장미(rose)처럼 펼쳐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아이들은 마사토와 배양토의 촉감을 느끼며 화분에 흙을 쌓고, 로제트 식물의 일종인 잉글리시 데이지 모종을 심었다. 이어 공원 곳곳을 돌며 민들레 같은 로제트 식물을 찾아 나무 액자로 관찰하는 활동도 이어졌다.

프로그램은 평일에 정기 이용기관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 외 시간과 주말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도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유아숲지도사 오윤경 씨(48)는 “효창공원은 다양한 동식물이 잘 보존돼 있어 계절별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좋다”며 “여름에는 개구리알을 관찰하고 가을에는 도토리를 살펴보는 등 아이들이 계절 변화를 몸으로 느끼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와 동대문구 등 다른 자치구도 유아숲체험과 산림복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성동구는 대현산, 금호산, 매봉산 등 3곳에 유아숲체험원을 운영하고 있고, 노후 목재 놀이시설을 교체하고 미끄럼 방지 조치를 하는 등 환경을 정비했다. 동대문구는 배봉산, 답십리, 홍릉 유아숲체험원에서 숲체험을 진행하고, ‘천장산 나무공방’에서는 가족이 함께하는 목공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 “정원이 치료가 된다”… 서울형 정원처방

유아숲체험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형 정원처방’ 사업의 한 축이다. 서울형 정원처방이란 정원과 산림 자원을 활용해 시민의 심리 회복과 건강 증진을 돕는 자연 기반 프로그램이다. 노인복지센터와 청소년·청년센터 등과 연계해 흙 만지기, 정원 요가, 압화 제작 등을 진행하는 ‘일상형 정원처방’, 소방재난본부와 시립병원·학교 등을 찾아가는 ‘방문형 정원처방’ 등도 운영 중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정원처방 프로그램은 4561회 운영됐고 7만5546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유아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3446회로, 참여 인원도 6만 명을 넘었다. 시 관계자는 “정원을 기반으로 한 체험은 단순한 여가를 넘어 심리적 안정과 회복을 돕는 효과적인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해 더 많은 시민이 자연 속 치유를 경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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