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앞줄 가운데)이 지난해 10월 2일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인천 서구 인천환경공단 공촌하수처리장을 찾아 저수조 덮개를 점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지난해 7월 2명의 근로자가 사망한 인천 계양구 병방동 맨홀 유독가스 사건과 관련해 노동 당국이 인천환경공단을 ‘도급인’으로 판단해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처벌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당시 병방동 도로 하수 관로 상태를 점검하던 재하청 업체 대표(당시 48세)와 일용직 근로자(당시 52세) 등 2명은 맨홀 내부 유해가스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 인천환경공단은 인천시가 설립한 지방 공기업으로, 지역 환경 보호와 환경시설의 운영·관리를 담당한다.
19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등에 따르면 근로자 사망사고 직후 이뤄진 압수수색과 관련 자료 등을 종합한 결과, 외형상 발주처인 인천환경공단이 실제로는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상 산업재해 예방 의무가 있는 ‘도급인’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중부고용청은 중처법 위반 혐의로 김성훈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을 수사 중이다. 이어 산안법 위반 혐의로 인천환경공단과 원도급·하청업체 관계자 등을 수사하고 있다.
중처법에 따르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도급·용역·위탁 업무 종사자가 중대산업재해를 당하지 않도록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 도급인은 하청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 의무가 있어 사망 사고 등이 발생하면 처벌받는다.
중부고용청은 사망사고 직후 경찰과 함께 인천환경공단과 용역업체 사무실 등에서 압수수색을 벌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중부고용청은 지난해 12월 말 검찰에 수사보고서를 전달했으며 추가 지휘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인천환경공단이 맨홀 작업과 관련해 실질적인 도급인 역할을 했는지 등을 놓고 법리 검토가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맨홀 사고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경찰은 중부고용청의 송치 시점에 맞춰 피의자들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경찰은 앞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인천환경공단 관계자 3명과 용역·하청업체 관계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맨홀 근로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재하청 업체 대표와 일용직 근로자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환경공단은 과업 지시서에서 하도급을 금지했지만, 용역업체는 다른 업체에 하도급을 줬고, 하도급업체는 사망한 재하청 대표 업체에 재하도급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맨홀 근로자 사망 사고 이후에도 인천환경공단이 관리하는 서구 공촌하수처리장에서는 지난해 9월 50대 노동자가 기계실 바닥 청소 작업을 하던 중 합판 덮개가 깨지면서 수심 5, 6m의 저수조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공공기관인 인천환경공단 사업장에서 두 달 만에 3명의 근로자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사망사고 현장을 찾아 엄정 조사와 안전관리 재설계를 지시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현장 방문에서 “안전을 선도할 책무가 있는 공공기관에서 오히려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했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인천시와 인천환경공단은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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