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공동체 ‘두레마을’ 정책 실험
독일 돌봄 모임 ‘엄마 센터’서 영감
지역 거점별 ‘부모 모임’ 조성 목표
양육 부담 덜어 청년 정착까지 유도
4일 경북 영주시의 ‘우리동네 초등방학 돌봄터’인 우리어린이집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운데)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초저출생, 초고령화 등 급격한 인구구조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지역 공동체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환경을 조성해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청년층의 지역 정착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경북도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사회적 돌봄 모델인 ‘아이천국 육아친화 두레마을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전통 공동체 정신인 두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1980년대 초 독일에서 시작한 ‘엄마 센터(Mother Center)’에서 착안해 기획됐다. 독일 엄마들은 일방적으로 육아를 떠맡는 상황과 사회적 고립을 해결하기 위해 상호부조형 돌봄 모임인 엄마 센터를 자발적으로 만들었다.
경북도 두레마을은 행정안전부의 올해 핵심과제인 ‘주민행복마을’과 궤를 같이하며 각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공동체 돌봄이 가능하도록 부모 모임을 만들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형 엄마 센터인 돌봄 살롱과 일자리 창업 사무실, 작은도서관 등을 결합한 거점 공간을 조성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돌봄 공백 해소와 부모의 양육 부담 경감은 물론, 청년·신혼부부의 지역 정착, 생활 인구 증가, 돌봄 기반 지역 일자리 창출이라는 중장기 효과를 노린다.
경북도는 두레마을의 핵심인 재생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에 참여하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10대 실천규약도 마련했다. 실천 규약은 아동의 권리와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육아를 가정의 부담이 아닌 마을의 공동 책임으로 규정한다. 또 주민의 자발성과 수평적 협력을 바탕으로 두레 및 품앗이 정신을 실천하는 자생 공동체 운영을 핵심으로 한다.
경북도는 2029년까지 지방소멸대응기금 등을 포함해 모두 240억 원을 투입해 안동과 구미, 영천, 상주, 문경, 청도, 울릉 등 7개 시군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안동시는 기존 육아 기반시설을 연결하는 허브 조성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육아종합지원센터를 리모델링해 돌봄 살롱과 종합 안내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가족센터와 장난감도서관 등을 연계해 돌봄과 부모 간 소통이 가능한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마을과 마을을 잇는 돌봄버스를 운영한다. 아이들의 등원 및 하원을 책임지고 체험 이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돌봄 로봇 시범 운영으로 미래형 보육환경도 구축한다.
청도군은 농촌형 생활 공동체 회복에 초점을 둔 생활 돌봄 중심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북살롱과 쉼카페, 작은 도서관 등을 연계해 일상에서 교류하는 돌봄공간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양육 클래스와 일자리 및 창업 교육도 상시 운영한다. 구미와 영천, 상주, 문경, 울릉 등에서도 육아종합지원센터 등 거점을 중심으로 인근 돌봄 시설을 연결하는 공동체 중심의 맞춤형 돌봄 모델을 구축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두레마을은 돌봄을 개인의 부담으로 남겨두지 않고, 마을과 공동체의 역할로 확장하는 새로운 정책 실험”이라며 “경북에서 태어난 아이는 경북이 책임지고 키운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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