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 월드비전
가족돌봄청소년 지원사업 통합지원
생계비-미래지원비로 경제적 부담 덜어
가족 돌봄으로 미뤄뒀던 초등 교사 ‘꿈’
최근 교대 합격하며 한발짝 가까워져
월드비전 가족돌봄청(소)년 지원사업 통합지원을 통해 도움을 받은 민우(가명·18). 그는 가족을 돌보는 책임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않고 교육대학교 진학이라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월드비전 제공
아버지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뒤 민우(18·가명)의 일상은 졸지에 달라졌다. 집안의 가장이 된 그는 아픈 어머니와 두 여동생을 돌보며 생계와 가사를 함께 책임져야 했다. 학업과 자신의 꿈을 고민할 여유는 자연스럽게 뒤로 밀렸다. 민우는 그 시기를 두고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역할을 스스로 떠안아야 했던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경제적 어려움과 반복된 상실감은 가족 모두에게 큰 부담이었다. 어머니는 건강 문제로 일상적인 집안일조차 버거운 상태였고 두 여동생 역시 잇따른 시련 속에서 말수가 줄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민우는 주중에는 공부와 태권도를 병행하고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원비와 생활비 일부를 보탰다. 하루하루가 숨 쉴 틈 없이 흘러가던 시기였다.
변화의 계기는 월드비전 가족돌봄청(소)년 지원사업 통합지원이었다. 생계비와 미래지원비가 연계 지원되며 민우의 가정은 최소한의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를 돌아보며 “막막하던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경제적 부담이 줄자 중단했던 동생들의 태권도 수련도 다시 이어졌다. 운동을 재개한 동생들의 표정은 점차 밝아졌고 집안 분위기에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났다.
월드비전의 지원은 민우 개인에게도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미래지원비는 단순한 비용 지원을 넘어 그에게 ‘나 역시 내 삶을 계획해도 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처음으로 갖게 했다. 아르바이트와 집안 돌봄의 압박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기면서 그는 미뤄뒀던 진로를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민우의 꿈은 태권도에서 출발한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수련은 그에게 인내와 자기통제의 힘을 길러줬다. 최근에는 태권도 사범을 넘어 초등학교 교사가 되는 길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한 번의 포기로 자신의 삶 전체를 내려놓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언젠가는 다른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그 안에 담겨 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가족 간의 ‘대화’였다. 돌봄과 생계의 무게 속에서 줄어들었던 말들이 다시 오가기 시작했다. 민우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순간은 평소 말수가 적던 여동생이 건넨 짧은 질문이다. “오빠, 괜찮아?”
늘 버텨내야 한다고만 생각해 왔던 그에게 동생의 걱정 담긴 이 짧은 한마디는 큰 위로와 힘이 됐다.
인터뷰 이후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민우가 그토록 바라던 교육대학교에 합격했다는 소식이다. 그는 “결과를 마주한 순간 그동안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가장의 역할을 내려놓지 않은 채 견뎌온 시간은 이제 그의 미래로 이어지고 있다.
월드비전 가족돌봄청(소)년 지원사업 통합지원은 민우의 가정에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시간을 건넸다. 그 시간은 실질적 도움과 마음의 안정을 선물했고 꿈을 향한 발걸음으로 이어졌다. 민우의 변화는 한 개인의 특별한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재현이(가명·16세)는 부모의 장시간 노동을 대신해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학교와 돌봄을 오가던 일상을 살아왔다. 지원을 통해 생계 부담이 덜어지자 재현이는 “처음으로 제 방에서 제 꿈을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자전거 정비에 흥미를 붙인 그는 집 안 한편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며 자신의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또 다른 가족돌봄청(소)년 승우(가명·19세)는 한부모가정에서 가장 역할을 맡아야 했다. 미래를 준비할 여력조차 없던 상황에서 직업훈련과 자격 취득을 연계 지원받으며 그는 ‘돌보는 역할’ 너머의 삶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기 시작했다.
민우를 비롯해 월드비전 가족돌봄청(소)년 지원을 받은 청(소)년들은 이제 누군가를 돌보는 책임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삶을 향한 방향을 갖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들의 변화는 가족돌봄청(소)년 지원이 단순한 생계 보조를 넘어 스스로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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