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인근에서 열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창립 36주년 전국교사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교권보장법 개정, 안전하게 교육할 권리, 교사 교육권, 교육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하며 민중의례하고 있다. 2025.5.24 뉴스1
앞으로 교사를 때리는 등 교권을 크게 침해한 학생은 시도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의 처벌 결정이 나오기 전에 학교장 재량으로 출석 정지 등의 처분을 받는다. 교권을 침해한 학부모가 심리치료 등을 받지 않으면 과태료 300만 원을 일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교육부는 22일 이재명 정부의 첫 교권 보호 대책으로 이 같은 내용의 ‘학교 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강제성이 없는 데다 ‘교권 침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같은 알맹이 대책들이 빠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 학교장이 ‘교권 침해 학생’ 출석 정지
이번 방안에 따르면 학교장은 교사를 상대로 상해, 폭행, 성폭력 등을 저지른 학생에게 곧바로 출석 정지나 학급 교체, 학내 봉사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교보위의 처벌 결정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려 피해 교사가 가해 학생을 피하기 위해 휴직이나 휴가 등을 내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중대한 교권 침해를 당한 교사가 심리적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쓸 수 있는 특별휴가도 현재 5일에서 10일로 늘어난다.
또 교권을 침해한 학부모가 특별교육과 심리치료 등에 불참하면 횟수와 무관하게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현재는 불참 횟수에 따라 1회 100만 원, 2회 150만 원, 3회 이상 300만 원을 물린다.
교육부는 중대한 교권 침해가 발생하면 관할청(교육감)이 직접 고발하도록 교보위가 권고하는 절차·방법도 매뉴얼에 담기로 했다. 현재도 교육감이 고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만 실제 고발 건수가 많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아울러 민원 창구는 학교 대표번호와 ‘이어드림’ 같은 온라인 학부모 소통 시스템으로 단일화하고 교사 개인 연락처 등을 통한 민원 접수는 금지하기로 했다. 교권 침해를 당한 교사에게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교육활동보호센터는 현재 55곳에서 연내 110여 곳으로 늘어나고, 학교 내 전용 민원상담실은 750곳 추가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3년 8월 ‘교권회복 및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교권 5법을 개정하는 등 노력했지만 특이 민원 사례가 계속 발생해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교사들 “알맹이 대책 빠졌다” 비판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번 대책이 교권 보호 장치로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중대한 교권 침해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이 빠진 영향이 크다. 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들이 하루 3, 4건의 폭행과 상해를 겪는데도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아 교권 침해를 가볍게 인식하게 된다”며 “학생부 기재는 최소한의 교육적 장치이자 다수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 조치로 즉각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교육부는 교육 현장의 의견을 고려해 처벌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종 방안에서는 제외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단체와 교원노동조합도 찬성과 반대로 의견이 나뉘었고 일부 교육청과 학부모들도 우려를 표시했다”며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해 반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장이 현실적으로 가해 학생에게 출석 정지 등의 처분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부모가 무죄 추정의 원칙이나 학생 학습권 보호 등을 주장하고 나오면 학교장이 출석 정지 등으로 피해 교사와 가해 학생을 분리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학부모가 교사를 무고하게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안이 빠진 것도 아쉽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교원단체들은 학부모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대해 교육감이 의무적으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과 무고성 신고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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