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인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을 나흘 연속 게시한 협박범이 “나 절대 못잡는다”며 경찰을 조롱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119 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에는 “대인고 폭파사건 작성자다. 4일 동안 XXX(‘헛수고’를 지칭하는 비속어) 치느라 수고 많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나를 잡겠다고 전담대응팀이니 XX(‘호들갑’을 지칭하는 비속어)을 떤다”라며 경찰을 조롱했다.
이어 “관련 기사를 읽고 엄청 웃었다. 가상사설망(VPN)을 다섯번 사용해 IP를 우회하니까 아무것도 못하죠”라며 “님들이 속아준 덕분에 사용된 하드디스크는 포멧하고 망치로 박살내서 버린 다음에 새 하드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성자는 이달 13일부터 4일 연속 인천 대인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을 올린 인물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다만 해당 고등학교에서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인력 30명 규모의 전담 대응팀을 꾸려 수사 중이지만, 작성자가 우회 IP 주소를 사용한 만큼 신원 특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두 달 반 사이 학교나 놀이공원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한 폭발물 협박 글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게시된 폭발물 협박 글은 99건으로, 이중 8월부터 10월 15일까지 작성된 폭발물 협박 글은 72건(72.7%)에 달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60건에 대해 ‘위험 상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수사 부서에 인계했으며, 실제 게시자를 검거한 사례는 8건에 그쳤다.
채 의원은 “경찰은 특히 8월 이후 폭발물 협박이 급증했음에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허위 신고를 분별할 수 있는 시스템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