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국적의 샤를로타 폰 세스 씨(47·여)의 한국 이름은 전자영이다. 세 살 때인 1981년 9월 18일 광주 동구 계림동 대림상가 부근에서 발견됐다. 전남영아일시보호소에서 2년 동안 생활하다 1983년 1월 20일 아동양육시설인 영신원을 거쳐 같은 달 28일 스웨덴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키 프로스트 코티(한국명 이기복). 광주시 제공키 프로스트 코티 씨(55·여)도 스웨덴에 입양된 한인 동포다. 1970년 5월 1일 전남 여수에서 태어난 코티 씨는 이기복이란 이름으로 1972년 3월 2일 광주영아일시보호소에 맡겨졌다가 같은 해 7월 19일 입양됐는데 왼쪽 정강이에 흉터가 있다고 한다.
마리아 하이머(한국명 김선애). 광주시 제공마리아 하이머 씨(한국명 김선애)는 1968년 12월 27일 광주 신망원 앞에서 보자기에 싸인 채 발견됐다. 보자기에는 ‘1968년 8월 5일 출생’이라고 적힌 종이가 들어있었다. 그녀는 1969년 7월 19일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이들처럼 스웨덴에 입양된 한인 동포들이 광주를 방문해 가족 찾기에 나선다. 광주시는 13일부터 5일간 스톡홀름 입양 한인협회 소속 입양 동포 9명이 광주를 방문해 과거 발견 장소와 보호소였던 대한사회복지회 광주지부 옛터 등을 돌아보며 뿌리 찾기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입양인들이 주스웨덴 한국대사관을 통해 광주시 국제관계 대사에게 연락하면서 성사됐다.
이들은 196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 사이 광주·전남 지역에서 발견되거나 보호소에 맡겨진 후 대한사회복지회 광주지부(당시 대한양연회 전남 분실)를 통해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입양인들은 스웨덴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가슴 한쪽에 ‘내가 태어난 곳은 어디일까’ ‘혹시 가족은 살아 있을까’라는 질문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말린 버그스트룀(한국명 한옥희). 광주시 제공이들은 광주 방문 기간 자신의 한국 이름, 발견 장소, 사건번호, 입양 경위 등 가능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며 시민과 언론의 도움을 받아 가족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스웨덴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아동을 세 번째로 많이 입양한 나라로, 1만여 명의 한국 입양인이 살고 있다. 박선철 광주시 국제관계대사는 “광주·전남은 이분들의 고향이며 시민 모두가 그들의 가족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고향 방문이 입양 동포들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고 가족 재회의 기적도 이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율리카 허브너(한국명 이장미). 광주시 제공조선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15일 오후 2시 광주영상복합문화관에서 스웨덴 입양 동포의 삶과 입양의 역사를 공유하는 간담회 ‘스웨덴에서 온 이야기: 입양인과 광주의 만남’을 개최한다. 간담회는 채석진 조선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스웨덴 웁살라대 마리아 헤이머 교수가 공동 기획했다. 채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유럽으로의 해외 입양과 이주를 연구해 왔으며 헤이머 교수는 1986년 설립된 스웨덴 한국입양인연대(AKF) 이사를 맡고 있다.
채 교수는 “입양 당시의 시대적 배경, 해외 입양이 남긴 상처, 그리고 뿌리를 찾는 여정의 의미를 시민과 함께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위로할 예정”이라며 “학생들도 세계적 흐름 속에서 지역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의미를 고민하고 공감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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