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18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퇴임식이 열렸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홀가분한 듯한 표정으로 “6년의 임기를 무사히 채우고 퇴임할 수 있는 것은 사무처 직원들의 헌신 때문”이라며 공을 돌렸습니다. 지난 2019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이날 퇴임식에는 헌법재판소 관계자들과 취재진 등으로 200여 명이 몰려 대강당이 꽉 찼습니다.
직원과 친지, 친구들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문 전 대행.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문 전 헌재 소장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야한다”고 퇴임사를 통해 강조했습니다. 문 전 대행은 “오늘 6년의 재판관 임기를 마칩니다. 여정을 같이 한 여덟 분의 재판관님들께 경의를 표합니다”라며 퇴임사를 시작한 뒤 “헌법재판소가 헌법이 부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사실성과 타당성을 갖춘 결정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세 가지가 필요하다”며 ‘재판관 구성의 다양화’, ‘깊은 대화’, ‘결정에 대한 존중’을 언급했습니다.
문 전 대행은 고향인 부산에서 무료 변론을 주로 하는 변호사 활동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공동취재단또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학술적 비판은 당연히 허용되어야겠지만, 대인논증 같은 비난은 지양되어야 한다”며 헌재 결정을 존중할 필요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는 대통령과 국회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적 해결이 무산됨으로써 교착상태가 생길 경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들 한다”면서도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의 설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가 권한쟁의 같은 절차에서 사실성과 타당성을 갖춘 결정을 하고 헌법기관이 이를 존중함으로써 교착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며 최근 국내 상황을 연상시키는 언급도 했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한다면 견제와 균형에 바탕한 헌법의 길은 더 굳건해질 것”이라며 “이 세 가지가 이뤄질 때 헌법재판소는 사회통합의 헌법상 책무를 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