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54·수감 중)가 17일 열린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자신을 수사한 수사팀 검사들을 맹비난했다. 명 씨는 재판부가 “흥분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제지한 뒤에도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우다 결국 퇴정당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인택)는 이날 오후 3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명 씨와 김영선 전 국회의원 등 5명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명 씨는 자신이 검찰에 출석해 진술한 녹화 동영상을 법정에서 틀게 해달라고 강하게 주장하며 자신을 수사한 검사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검사가 자신이 사용한 ‘황금폰’에 대한 증거인멸교사를 지사했다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녹음을 틀어 달라는 취지였다.
명 씨는 이 과정에서 “언론에 나온 게 싹 다 조작이다. 영상 틀면, 검찰이 어떻게 조작했는지 알 수 있다” “군사정권 검사도 이렇게 안 했고 일제시대에도 이렇게 안 해”라며 고성을 질렀다.
고성이 지속되자 재판장이 나서 “흥분하지 마라”며 수차례 제지했다. 재판부는 “동영상은 사건과 관련되지 않는다.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피고인 측에서도 유리한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제지해도 고성을 계속 이어갔고, 결국 법정 경위가 명 씨가 쥔 마이크를 빼앗기에 이르렀다. 명 씨는 마이크를 빼앗긴 후에도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수사팀 검사들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명 씨는 이날 불구속 기소된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 사건의 병합 여부 등을 놓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가 “별건으로 진행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자 “어떻게 (같이) 기소 안 할 수가 있느냐. 병합해 달라”라며 큰소리쳤다. 김 전 의원을 향해서도 불쑥 “김영선 씨, 사건 내용 파악 좀 하세요”라고 훈계하기도 했다.
명 씨는 검찰이 증인 신청 순서를 재판부와 논의하고 있을 때도 끼어들어 “재판장님, 강혜경이 언론에 나와서 말한 것과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사건 볼 것도 없다”며 말을 끊었다.
검찰은 별도 발언 기회를 얻어 명 씨 측에 자제를 요청했다. 검찰은 “계속 수사검사를 비난하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명 씨 측을 통해 수사기록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명 씨는 검찰의 이 발언에도 끼어드는 등 화를 참지 못했다. 명 씨는 “뭐가 나왔는데요?”라고 흥분했고, 검찰이 “언론을 보라”고 답하자 명 씨는 다시 “감옥에 가둬놓고 언론을 어떻게 보냐. 구속돼서 독방에 갇혀서 석 달 동안 있어봐라”라고 화를 냈다. 결국 재판장은 “데리고 나가세요”라며 퇴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기일을 끝내고 다음달 24일 첫 공판을 열어 증인신문을 시작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이날 명 씨와 명 씨 측 변호인을 향해서도 “법정 밖에서 이런저런 목소리가 나가지 않도록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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