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서공덕(79)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5.02.11. ⓒ뉴시스
30년간 교사로 근무하던 70대 남성이 장기 기증을 통해 100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월 7일 서공덕 씨(79)가 사망 후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영면했다고 밝혔다.
고인이 기증한 조직은 각막, 피부, 뼈, 심장판막, 연골, 인대, 혈관 등으로 최대 100명의 환자의 기능 회복을 도울 수 있게 됐다.
서 씨는 전주 농업고등학교 교사를 끝으로 30년의 공직에서 정년 퇴임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서 씨는 주위에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항상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20년 전 장기기증 서약을 한 고인은 세상을 떠날 때 다른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뜻을 자주 밝혔다고 한다.
서 씨의 배우자(75)는 “심성이 착하고 남을 도와주기를 좋아했던 고인이었지만 막상 기증을 결심해야 하는 시간이 되자 망설여지기도 했다”며 “의사인 아들이 강력히 주장해 고인 생전 뜻을 받들어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들인 서동원 익산 믿음병원 원장(45)은 “80세 이상 되는 분은 조직기증이 불가능한데, 아버님이 턱걸이로 기증했다”며 “평소 뜻대로 기증하기 위해서 일찍 가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님 덕분에 우리 사회에 고령이어도 조직기증이 가능하고 사망 후 12시간 이내에 조직을 기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게 됐다”며 “아버님의 선한 영향력으로 장기, 조직기증 문화가 확산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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