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량 확인위해 탱크 상단 문 열어
화재 징후에 현장 피하던중 폭발
30대 근로자 1명 사망-1명 중상
주변 탱크 위협하는 화마 10일 오전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내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 공장 유류 저장탱크에서 폭발로 인한 불길이 치솟고 있는 모습. 이날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울산=뉴시스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내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 공장에 설치된 유류 저장탱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10일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5분경 이 공장 2500KL 용량의 유류탱크에서 폭발과 함께 큰불이 났다. 이 사고로 화학물질을 감정하는 업체 케이시스 소속 30대 근로자가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사고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또 다른 30대 근로자는 다리 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다.
피해자들은 탱크 내부 물질의 잔량과 품질을 확인하는 샘플링 작업을 위해 탱크 상단에 올라가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14.5m 높이의 탱크에는 인화성이 강한 석유 혼합제품(솔베이트)이 1600KL가량 보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소방본부는 이날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해자들이 탱크 문을 여는 순간 화재 징후가 보여 곧장 현장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폭발이 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UTK 관계자는 “현장에 갔을 때 작업자 2명이 모두 바닥에 쓰러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불이 난 탱크 주변에는 바이오디젤, 윤활유가 가득 찬 탱크들이 있어 자칫 더 큰 불로 번질 뻔했다. 소방 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48대, 인력 237명을 투입해 진화함과 동시에 인근 탱크로 확산을 막는 데 주력했다. 울산해경도 화학방제함 등을 현장으로 출동시켜 진화를 지원했고, 오염물질의 해상 유출에 대비해 오일펜스도 설치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던 불길은 소방이 오후 1시부터 화재 유류탱크에 수성막포(유증기와 산소를 차단해 진화하는 거품 형태 소화제)를 뿌리며 잦아들었고, 오후 2시 19분에 완전히 꺼졌다.
사고로 탱크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구치고 다량의 연기가 퍼지면서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랐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용한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를 진압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고용노동부는 UTK 부지 내 있는 모든 저장탱크의 상부 작업에 대해 중지 명령을 내리고 안전수칙 준수 확인 등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울산해양경찰서도 현장 안전관리 책임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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