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다 집먼저” 불황에 대중교통·중고차 찾는 청년층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2월 4일 16시 38분


자가용 비율, 청년 줄고 장년 늘어
5년새 60대 이상 비율 3.8%P 증가
신차보다 중고차 선호…“불황 탓”

22일 오전 서울시내 한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나서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와 코레일의 합의에 따라 수도권 지하철 요금이 올해 상반기 중 1400원에서 1550원으로 150원 인상될 예정이다. 2025.01.22. [서울=뉴시스]
22일 오전 서울시내 한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나서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와 코레일의 합의에 따라 수도권 지하철 요금이 올해 상반기 중 1400원에서 1550원으로 150원 인상될 예정이다. 2025.01.22. [서울=뉴시스]
“평소 지하철로 출퇴근하다 보니 차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어요. 한번 사면 보험료나 유지비가 계속 드니까 미룰 수 있으면 최대한 미루려고요.”(30대 직장인 A씨)

고금리, 고물가 속 계엄 여파까지 덮쳐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청년층을 중심으로 첫 차 구매 시기를 늦추거나, 중고차를 찾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시 통계를 보면 지난해 서울시의 자동차 등록 대수(누적)는 317만6933대로 전년 대비 1만4000여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2594만9201대에서 2024년 2629만7919대로 1.34% 증가했다. 자동차 등록 대수가 줄어든 곳은 전국에서 서울이 유일하다.

거주지와 직장이 모두 서울 내에 있어 활동 반경이 크지 않거나, 아직 가족을 부양하지 않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자가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31)씨는 “지하철이나 버스가 잘 갖춰져 있어 자가용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며 “멀리 이동해야 할 땐 카셰어링(공유 차량)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비교적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도 청년층의 자가용 수요 감소는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러한 현상이 경기 불황에 따른 여파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자료를 보면 국내에 자동차를 소유한 이들의 평균 연령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개인용 자가용 2235만6922대 중 29.2%는 60대 이상이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5년 전과 비교해 3.8%포인트 증가한 비율이다.

반면 같은 기간 20~30대가 등록한 자동차 대수는 389만1342대(19.1%)에서 407만1185대(18.2%)로 0.9%포인트 감소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경기 불황의 영향은 목격된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신차를 구매하기 꺼리는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 관계자는 “지난해 완성차 판매량이 6.3% 감소한 반면, 중고차의 경우 0.7% 감소에 그쳐 비교적 선방했다”며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경기가 어려우면 신차보다 중고차 시장이 더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1~2년간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 여파가 지속되는데 올해도 탄핵정국과 미국 트럼프 리스크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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