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기업에 다니는 정규직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이 처음으로 평균 5000만 원을 넘어섰다. 임금 수준은 일본을 크게 앞섰지만, 중소기업과의 격차가 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2일 발표한 ‘우리나라 대졸 초임 분석 및 한일 대졸 초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 초임은 평균 5001만 원(초과급여 제외)으로 집계됐다. 임금 총액은 2023년 기준 34세 이하 정규직 대졸 신입사원이 받은 정액 급여에 특별급여(정기상여·변동상여)를 더하는 방식으로 계산됐다.
사업체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컸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 초임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64.7%(3238만 원) 수준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는 30∼299인 사업체 3595만 원, 5∼29인 사업체 3070만 원, 5인 미만 사업체 2731만 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기업의 대졸 정규직 초임 평균은 3675만 원이었다.
초과급여를 포함하면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대졸 정규직 초임은 5302만 원으로 5인 미만 사업체 정규직(2750만 원)의 약 두 배에 달했다.
500인 이상 한국 대기업의 대졸 초임은 일본 대기업(1000명 이상)을 크게 앞섰다. 한국 대기업의 대졸 초임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5만7568달러로 일본 대기업(3만6466달러)보다 57.9% 높았다. PPP 환율은 해당 통화의 실질 구매력을 기준으로 평가한 환율이다.
양국의 규모별 대졸 초임 격차는 10∼99인 상용직 대졸 초임을 100으로 볼 때, 일본 대기업은 114.4였지만, 우리나라 대기업은 149.3에 달했다. 한국의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 격차가 일본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일자리 미스매치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대기업의 고임금 현상은 높은 대졸 초임에 연공형 임금체계, 노조 프리미엄까지 더해진 결과”라며 “일의 가치와 성과에 따라 합리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임금체계로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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