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배우 이순재 “평생 했는데 2층 빌딩 하나 없어…20년만 늦게 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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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17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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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순재가 2021년 9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연극 ‘이순재의 리어왕’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리어왕’은 삶의 비극과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아름다운 시적 표현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2021.9.28/뉴스1
배우 이순재가 2021년 9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연극 ‘이순재의 리어왕’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리어왕’은 삶의 비극과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아름다운 시적 표현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2021.9.28/뉴스1
무대 인생 70년이 되어 가는 대배우 이순재(89)는 “그 어려운 시절에도 했는데 이 좋은 시절에 왜 안 하느냐”며 다시 태어나도 배우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했다.

그 어려운 시절과 관련해 “20년 정도 뒤에 태어났어도 빌딩 하나쯤을 갖고 있었을 텐데”라며 돈을 모르고 열정으로 무대에 올랐다고 밝혔다.

아울러 후배들에게 스타 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이순재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난 7일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연극 ‘리어왕’ 한 장면을 열연, 후배들의 기립박수를 받은 일에 대해 “리어왕을 (2023년) LG아트센터에서 몇 달 계속해서 공연, 체중이 한 10kg 빠져버렸다. 공연 중 침도 맞았다”며 “그때 체력이 좀 많이 떨어졌다”고 굉장히 어려운 가운데 해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좀 쉬고 싶었으나 “‘개소리’라는 드라마를 촬영할 수밖에 없어 상당히 힘이 들었다”며 나이가 나이인 만큼 체력적 한계를 느꼈다고 했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무대에 발을 들일 당시에 대해 “이 직종은 당시 역사가 없는 직종, 딴따라로 불리던 시절로 집안에서 반대가 심했다”며 그래서 “처음 기획으로 연극에 참여했지 배우 할 생각은 안 했었다”고 했다.

진행자가 “다시 태어나도 배우 할 것인가”고 하자 “요즘 이 좋은 시절에 왜 안 하냐, 한 20년만 늦게 시작해서도 빌딩 하나 가졌을 텐데 평생을 했는데 2층짜리 빌딩 하나 없다”며 지금 연극, 영화, 드라마 환경이 그만큼 좋아졌기에 후배들은 자부심을 갖고 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후배들에게 “평생 하는 것이니 바탕과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는 이순재는 “그래서 집합하는 시간부터 연습 과정,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는 과정까지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2008년 MBC)를 찍을 때 스탠바이를 잘한 친구가 김명민 군으로 (제시간에 와서 대기했고) 대사 정확하고 제대로 공부하고 와 ‘저 친구는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친구 하나는 맨날 늦어 가서 불러와야 했다. 그건 스타 의식 때문이었다”며 “내가 보기에 아직 스타가 안 된 친구였기에 본인에게 말하기 뭐해서 연출부에 ‘그게 뭐냐, 오케스트라 멤버가 다 와 있는데 배우가 스탠바이 늦으면 어떻게 하냐’ ‘그건 결례다’고 한번 야단친 적 있다”고 했다.

스타일수록 먼저 대기하고 다른 이들을 배려해야 오랫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대배우의 충고였다.

당시 베토벤 바이러스엔 이순재와 함께 김명민, 장근석, 이지아 등이 출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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