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충남의료 대들보 ‘순천향대 천안병원’, 경영난으로 존폐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8일 2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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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개원해 42년간 충남 지역 의료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올해 1월부터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되며 급기야 다음 달에는 직원 임금조차 지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천안병원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탈락했다. 인력과 시설, 장비 등은 상급종합병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2차 병원으로 분류돼 수입이 크게 줄었고 기본적인 운영 비용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상급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원해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시설과 인력을 갖고 있는 2차 병원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올 2월부터 의료 현장을 이탈하면서 수술과 외래진료 등이 감소했고 하루 3억 원 이상 수입이 줄었다. 병상가동률과 수술 및 외래진료 등은 4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이달부터 비상경영체계로 전환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200명이 넘는 직원들에게 무급 휴가를 실시했으며 긴축재정과 운영 효율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충남도와 천안시도 자체 기금으로 수억 원을 지원했지만 자금난 해결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하자 경영난에 시달리는 지방 중소 병원들이 많아졌다”며 “당장 의료 정상화가 불투명해 경영난을 타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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