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파서 먹어”…따돌림 아이 교실서 모욕한 교사 벌금 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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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18일 1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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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교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텅 빈 교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따돌림 당하는 아이를 교실에서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가 벌금형에 항소했지만 1심과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1-3부(이수민 재판장)는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31·남)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4월 8일 경기도 소재 중학교 교실에서 학생 B 군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적인 말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교실에 설치된 건의함에 있던 “B 군은 수업시간에 코를 파서 먹음”이라는 내용의 쪽지를 다른 학생들이 있는 자리에서 그대로 읽었다. 해당 쪽지는 B 군을 따돌림하던 같은 반 학생이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학생이 넣은 “너(B)는 우리반 민폐야, 너 그러는 거 아무도 안 좋아해”라는 내용의 쪽지를 읽기도 했다.

B군이 당시 쪽지를 찢고 불쾌감을 표시하자 A씨는 B군에게 “왜 장난인데 진지하게 굴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쪽지에 적힌 내용이 사실이 아니고, 경멸적 표현이라고 보기도 어려워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쪽지가 학교 건의함의 설치 취지에 반하며, 교육 목적과 무관해 이를 다른 학생들 앞에서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아울러 피해 학생이 같은 학급의 다른 학생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거나 놀림을 받는다는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져 명예가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서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지 않고, 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형이 무겁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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