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고터 지하상가, 이제 길 찾기 쉽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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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실내 내비게이션 앱 구현
지하상가에 도로명-주소 부여
화재 등 위급 상황에서 활용
고속터미널역 전역으로 확대

12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지하상가 전용 지도인 ‘고터맵’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와 경로를 안내하고 
있다. 서초구는 행정안전부 주관 ‘주소정보 고도화 및 주소기반 혁신산업 창출’ 선도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고터맵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소정 기자sojee@donga.com
12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지하상가 전용 지도인 ‘고터맵’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와 경로를 안내하고 있다. 서초구는 행정안전부 주관 ‘주소정보 고도화 및 주소기반 혁신산업 창출’ 선도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고터맵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소정 기자sojee@donga.com
“110m 앞 고투몰 2통로에서 3시 방면입니다.”

12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지하상가 안.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전용 지도인 애플리케이션(앱) ‘고터맵’을 열어 목적지 카페까지의 길 안내 버튼을 누르자 이런 음성이 흘러나왔다. 현재 서 있는 위치와 찾아가려는 상점의 위치는 물론이고 우회전을 해야 하는 지점까지 구체적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마치 운전할 때 쓰는 내비게이션처럼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과 거리도 표시됐다.

이 앱은 올해부터 서초구가 운영하고 있는 지하상가 일대 ‘실내 내비게이션’ 앱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고속터미널 지하상가는 상점이 600개가 넘을 정도로 많고 출입구도 여러 개라 어르신이나 관광객이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앱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 도로명 새로 만들고 상세주소 600개 부여

지하상가 실내 길 안내 서비스부터 휴대전화 카메라로 주변 상점을 인식하면 상점 정보가 표시되는 증강현실(AR) 모드, 음식점·쇼핑시설·출구 등을 분류해 원하는 시설을 찾을 수 있는 카테고리 검색 기능 등을 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영어 안내도 지원한다.

지하상가에 도로명주소 4개를 새로 만들고 상세주소를 상점별로 600여 개 새로 부여했다. 기존에는 3만1566㎡(약 9549평)에 달하는 고속터미널 지하도 내부 전체가 ‘신반포로 지하200’이라는 1개의 도로명주소로 되어 있어 구체적인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에 고투몰통로1·2, 고투몰동측광장, 고투몰서측광장 등 도로명 4개를 새로 만들고, 상점 등에는 상세주소 620개를 만들어 지정했다.

실제로 고터맵과 일반 지도 앱을 이용해 목적지로 한 상점까지 길찾기 서비스를 이용해본 결과 일반 지도 앱에는 상점의 위치가 실제와 정반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터맵은 정확한 실내 지도와 함께 길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앱 이용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블루투스 기반 위치정보 전달장치 170여 개도 실내 곳곳에 부착해 정확도를 높였다.

고터맵은 지난해 2월 서초구가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주소정보 고도화 및 주소기반 혁신산업 창출’ 선도 시범사업에서 실내 내비게이션 구현 분야에 선정돼 개발됐다. 서초구 관계자는 “기초자치단체 중 실내에서 쓸 수 있는 내비게이션 앱을 구현해 낸 것은 서초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서초구는 국비 2억 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6월부터 7개월간 용역을 진행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앱을 운영하고 있다.

● 지도정보 소방·경찰에 공유

미로 같았던 지하상가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엄모 씨(73)는 “이 동네에 살아서 고속터미널과 지하상가에 일주일에 서너 번은 오는데 출구가 너무 많다 보니 헤매는 사람을 많이 봤다”며 “길을 정확하게 안내해주는 지도가 있으면 편리하게 쓸 것 같다”고 말했다.

구는 이번 서비스로 고속터미널을 찾는 방문객들의 편의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화재 및 재난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출구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도 정보를 소방 및 경찰에 공유할 계획이다. 또 만족도 조사를 통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지하상가뿐 아니라 고속터미널역 일대 전 지역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이번 서비스가 고속터미널 일대를 찾는 방문객들의 편의성과 안전에 도움이 되고 실내 공간정보 구축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서초구#실내 내비게이션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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