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초등생 앗아간 만취 운전’ 60대 2심서도 중형 구형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12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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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주말 대낮에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초등학생 4명을 치어 숨지게 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60대 공무원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했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는 12일 오후 2시 50분 231호 법정에서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치상, 위험운전치사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66)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기일에 채택된 사실 조회 결과 사고를 당한 한 아동의 경우 6개월의 치료 및 재활 시간이 필요하고 후유 장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는 재활의학과 소견과 경미한 운동장애가 있으나 후유 장애는 남지 않을 것이라는 정형외과의 소견이 도착했다.

이에 검찰은 공소장 중 전치 약 12주의 상해를 입었다는 부분을 전치 약 6개월의 상해를 입었다고 재판부에 구두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해당 부분을 변경했다.

특히 A씨 측 변호인이 해당 사건은 실체적 경합 사건이 아닌 상상적 경합 사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으며 검찰도 두 가지 해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후 양측에서 피고인 신문을 생략하자 재판부는 결심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한 어린이는 생명을 잃었고 다른 어린이는 꿈을 잃었다”며 “현재까지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엄벌함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의 가정을 박살낸 뒤 단 하루도, 1분 1초도 평온하게 지낼 수 없었으며 어린 소녀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죄책감과 다른 아이들에게 흉터를 남겼다는 미안함을 갖고 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기 위해 사죄했음에도 사회는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분노까지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양형 조건에도 가해자의 반성과 피해자의 용서가 별개로 적용되고 있음에도 피해자가 사죄를 받아주지 않아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은 사람이 됐다”며 “후회와 반성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최후 진술 절차에서 A씨는 “피해 가족에게 사죄 말씀을 올리며 항소하지 않은 것은 모두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며 반성한다는 의미”라며 “1심을 준엄하고 겸허히 받아들여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죗값을 달게 받는 길이라고 여기고 있고 잘못을 빌며 용서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6일 오후 1시 50분 A씨에 대한 선고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A씨는 지난해 4월 8일 오후 2시 20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교차로에서 좌회전한 뒤 도로 연석을 들이받고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를 걷던 9세 B양을 포함한 초등학생 4명을 들이받은 혐의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8%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쿨존 제한 속도인 시속 30㎞를 초과한 약 35㎞로 주행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후 B양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사고를 당한 다른 어린이 3명 중 1명은 뇌수술을 받는 등 각각 약 전치 2주~6개월의 부상을 입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징역 15년을 구형했고 사건을 심리한 대전지법 제12형사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고 피할 수 있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 후 검찰은 형량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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