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배회하던 중증 장애인, 비번 순경 눈썰미로 찾았다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6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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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부서 이유지 순경
한달 전 집 데려다 준 기억 나
공항 휴지통 뒤지던 40대 인계
"당연히 해야 할 일 했을 뿐"

제주 새내기 경찰관이 비번날 일주일째 실종된 중증 장애인을 우연히 발견해 신속하게 안전 조치에 나섰다. 약 한 달 전에 신고를 받고 집으로 데려다 준 기억을 잊지 않고 기지를 발휘했다.

6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오라지구대 순찰 4팀 이유지 순경은 비번날이었던 지난 5일 오후 1시30분께 제주국제공항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중증 장애인 A(40대)씨를 발견해 집으로 귀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당시 공항 2층에서 처음 A씨를 본 이 순경은 112에 신고해 여전히 A씨가 실종 상태임을 확인했다. 이어 공항 3층에서 휴지통을 뒤지고 있던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A씨는 2월 28일 집을 나간 일주일째 거리를 배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3월 4일 오후께 한 장애인복지시설로부터 ‘센터에 다니던 A씨가 오지 않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실종 대상자에 올랐다.

A씨 실종신고가 접수된 이날은 이 순경이 심야 근무(밤 10시~익일 오전 4시)를 하던 날이었다. 이 순경은 동부경찰서 관할 지역 내 미종결 신고 내용을 살피는 과정에서 A씨의 인상 착의, 이름 등을 인지했다.

더군다나 이 순경은 전에도 A씨를 집으로 데려다 준 적이 있었다. 지난 2월 13일께 제주시 한 영화관에서 ‘영화 상영이 끝났는데도 관객 1명이 나가지 않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당시 관객이 A씨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실종 대상자 명단에 있던 A씨를 잘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경찰은 A씨를 보호자에게 인계하고 유관기관과 협업해 보호시설 입소를 추진하고 있다.

이 순경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A씨는 한 달 전 출동했을 때 뵀던 기억이 있어 실종자 명단을 보자마자 알았다”며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에 갔는데, 배회하고 있는 A씨를 보고 ‘왜 이 분이 여기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차 상황을 확인해 인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앞으로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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