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경 순직 소방관 마지막 모습…“사람 있을 수도” 얘기에 주저없이 화마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1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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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 산업단지에 있는 지상 4층 규모의 육가공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김수광 소방교(27)와 박수훈 소방사(35)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확인됐다. 이들은 공장 안에 고립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주저 없이 진입했다가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1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공장 내 CCTV에는 전날 오후 8시경 화재 현장에 도착한 김 소방교 등 소방관 4명의 모습이 담겨있다. 당시 김 소방교 등 소방관 4명은 “안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까”라고 공장 관계자 A 씨에게 물었고, “있다”는 답변에 주저 없이 쇠지렛대 등을 들고 출입구 쪽으로 향했다.

공장 내 CCTV 캡처
공장 내 CCTV 캡처

1일 오전 화마가 할퀴고 지나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이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 오후 7시47분쯤 이 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원 2명이 순직했다. 2024.2.1. 뉴스1
1일 오전 화마가 할퀴고 지나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이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 오후 7시47분쯤 이 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원 2명이 순직했다. 2024.2.1. 뉴스1
당시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김 소방교 등은 공장 직원 5명이 모두 대피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공장 1층 사무실에 직원이 1명 더 남아있다는 얘기에 내부 진입을 결정했다. 공장 직원이 이미 확인된 총 6명 외에도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화재가 갑자기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가 고립됐고,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문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문경=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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