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 행각’ 최영환 전 광주시의원, 뇌물 혐의 일부 시인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31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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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때 교육청 '매입형 공립유치원' 사업 뇌물 수수 의혹
수사 시작되자 필리핀·일본 거쳐 캐나다 1년 넘게 불법 체류

광주시교육청이 추진하는 매입형 공립유치원 전환(공립 단설 유치원 전환) 사업과 관련해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최영환 전 광주시의원이 해외 도피 1년 7개월 만에 귀국,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수사 선상에 오르자 돌연 출국한 최 전 의원은 필리핀과 일본을 거쳐 캐나다에 도착해 1년 넘게 불법 체류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31일 지역 사립 유치원장으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는 최 전 의원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2021년 시교육청의 매입형 공립 유치원 전환 사업에 참여한 모 유치원 원장 A씨로부터 6000만 원 상당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최 전 의원은 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자격으로 해당 사업의 운영위원에 참여, 이 과정서 A씨가 건넨 금품을 지인으로부터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최 전 의원은 자진 귀국 직후인 이날 첫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 일부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를 마친 최 전 의원은 ‘금품 수수 사실을 인정하느냐’, ‘해외 도피 생활은 어떻게 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22년 시교육청 매입형 유치원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회의록 위조 등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중 최 전 의원의 부당 관여 정황을 포착, 소환 조사를 검토했다.

그러나 최 전 의원은 자신이 수사 선상에 오르자 같은 해 6월2일 돌연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이후 필리핀에서 일본을 거쳐 캐나다에 입국, 도피 생활을 이어갔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해외도피 직후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최 전 의원은 이 무렵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제명됐다.

수배 발령으로 여권이 말소된 최 전 의원은 불법 체류하다 지난 29일 캐나다 내 우리 영사관에 자수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전날 밤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 직후 체포됐다. 해외 도피 약 1년 6개월만의 검거다.

최 전 의원은 가족들의 설득과 지병 악화 등을 이유로 자진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의원의 해외도피 이후에도 수사를 벌여온 경찰은 매입형 공립유치원 전환 사업 청탁 비위에 연루된 어린이집 원장 2명과 시교육청 공무원 등 6명을 지난 2022년 9월 먼저 송치했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달 27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앞선 결심 공판에서 검사는 징역 1~5년과 함께 벌금 또는 추징금을 구형한 바 있다.

경찰은 최 전 의원에 대한 정확한 혐의 사실을 규명하는 한편,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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