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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인보다 유튜버 더 믿음직”…중·고등학생들의 이유있는 불신
뉴스1
입력
2024-01-24 08:23
2024년 1월 24일 0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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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 제공
“정치인하면 일단 좋은 이미지는 아니에요. 저희를 위해서 정확히 뭘 하시는지 잘 모르겠어요.”
서울 관악구에 사는 고등학생 이모군(18)은 “주변 친구들도 대부분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싫어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과 유명 인플루언서 중에 선택할 수 있다면 뭘 고르겠냐는 질문에 이군은 망설임 없이 ‘인플루언서’를 택했다. 이군은 “대통령은 할 일도 너무 많고 신경쓸 것도 많지만 인플루언서는 잘 운영하기만 하면 대통령보다 훨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중학생 박모양(15)도 “맨날 정치인에 대한 안 좋은 뉴스만 보다 보니까 나쁜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며 “당연히 자주 보는 유튜버가 더 친근하고 믿음이 간다”고 했다.
24일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정책네트워크에 따르면 중·고교생 1만1079명 대상으로 직업별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정치인(23.4%)과 대통령(22.7%)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인플루언서(31.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인 ‘정치 혐오’가 청소년층에까지 만연해졌다”고 진단했다.
정치 혐오가 청소년 세대에까지 번진 배경에는 정치가 자신들의 삶과 별개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할 때 국민의 의견을 반영한다는데 동의한다고 답한 학생들의 비율이 13.5%에 그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올해 수능을 앞두고 있는 이군은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입시 관련 뉴스는 찾아보는 편”이라며 “입시 정책도 자꾸만 바뀐다는 느낌이 들어서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가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서로 싸우는 뉴스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데 언론에는 항상 그런 내용만 나오는 것 같다”며 “매일 자극적인 콘텐츠만 나오니까 정치인 이미지가 안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급변한 미디어 환경 변화도 정치인 불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셜미디어서비스(SNS) 등에 익숙한 세대 특성상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플루언서에 대한 신뢰도가 정치인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뉴스에서도 끝없이 정치인의 문제점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며 “차라리 좋아하는 유튜버가 재미있고 그럴싸한 콘텐츠를 전달할 때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보 접근성이 매우 높다보니 청소년들도 원하는 정보를 얼마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환경”이라며 “실력 없는 정치인보다 각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이 더 소중하고,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짜뉴스나 허위 광고 등 유튜버와 인플루언서의 부정적인 측면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박 교수는 “일부 유튜버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콘텐츠를 올리는데 청소년들은 이런 잘못된 정보에 영향을 받기 쉽다”며 “청소년기에 잘못 형성된 가치관은 성인기에 이르러 고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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