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일 영암초에서 만나자” 20년전 약속 지킨 담임교사와 30대 제자들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1월 10일 09시 13분


코멘트
유튜브 ‘배고픈너구리’ 갈무리
유튜브 ‘배고픈너구리’ 갈무리
20년 전 담임 선생님과 했던 약속을 기억하고 모교를 찾아 재회한 30대 제자들의 모습이 공개돼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7일 한 유튜브 채널에는 ‘20년 전 약속, 다들 기억할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2004년 전남 영암군 영암초 졸업식날, 6학년 2반 담임교사였던 A 씨는 제자들에게 “2024년 1월 1일 오후 1시에 영암초 운동장에서 만나자”라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약속 당일 한 제자는 “애들 진짜 많이 올까, 많이 왔으면 좋겠다. 떨린다”며 영암초로 향했다.

만남의 시간이 다가오자 제자들은 하나둘씩 학교 운동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A 씨에게 건넬 ‘롤링페이퍼’를 작성했다.

유튜브 ‘배고픈너구리’ 갈무리
유튜브 ‘배고픈너구리’ 갈무리

이어 곧 A 씨가 나타나자 제자들은 “진짜 선생님이야?”라며 웅성거리면서 박수를 쳤다. A 씨는 반가움 속에 제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인사를 나눴다.

훌쩍 자라 33세가 된 제자들과 재회하게 된 A 씨는 “잘 있었냐. 다 한가해서 이렇게 많이 왔냐”며 농담을 건넸다.

또 그는 “전체적으로 다 옛날엔 다 촌년들이었는데 전체적으로 나만 늙어버리고 다 좋아졌다”라며 “짱구 쌤 많이 늙어버렸지?”라고 말했다. 이에 제자들은 “아니요! 똑같아요”라고 호응했다.

유튜브 ‘배고픈너구리’ 갈무리
유튜브 ‘배고픈너구리’ 갈무리

A 씨와 제자들은 20년 만에 만났지만 어제 만난 것처럼 즐겁게 이야기를 이어갔고 학교 운동장에 묻어두었던 타임캡슐을 찾으러갔다.

하지만 달라진 운동장으로 인해 타임캡슐은 찾을 수 없었고 A 씨와 제자들은 6학년 졸업사진과 비슷한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이들은 인근 식당에서 근황을 나눴다. A 씨는 “교사를 28년 동안 하다가 구례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 공모 교장으로 갔다”며 “3월부터는 다시 선생님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자들은 A 씨에게 작은 선물과 카네이션을 전달했고, 카페로 이동해 서로에게 롤링페이퍼를 작성하며 또 한 번의 만남을 기약했다.

영상을 올린 제자는 “20년 후에 만나자. 그때까지 살아있자 이 약속 있지 않고 지켜온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에 2024년 새해에 동화 같은 일을 경험했다. 20년 전에 묻어뒀던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에 아직도 가슴이 벅차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