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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한국 의료진 도움으로 밝은 세상 얻고 라오스로 돌아가요”

입력 2023-12-26 03:00업데이트 2023-12-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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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백내장’ 앓는 라오스 소녀 시력 되찾아준 한길안과병원
어려운 형편으로 수술 엄두 못내… 병원측, 수술비-체류비 등 지원
시력 0.3서 0.7로 정상 수준 회복… “열심히 공부해 다시 한국 올게요”
모운메우안삼 칸캄 양이 19일 한국을 떠나기 전 한길안과병원 의료진에게 노트에 쓴 감사의 글을 보여주고 있다. 한길안과병원 제공모운메우안삼 칸캄 양이 19일 한국을 떠나기 전 한길안과병원 의료진에게 노트에 쓴 감사의 글을 보여주고 있다. 한길안과병원 제공
“한국의 훌륭한 의료진의 도움으로 밝은 세상을 얻어 고향 라오스로 돌아갑니다. 저도 어른이 되어 어려운 이웃을 돕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4일 인천 부평구 한길안과병원(병원장 최진영)에서 수술을 받아 시력을 되찾은 라오스 국적의 모운메우안삼 칸캄 양(11)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한길안과병원 최기용 진료원장이 수술을 집도했는데 기대 이상의 수술 결과를 얻었다.

수술 전 칸캄 양의 왼쪽 눈은 50c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자기 손가락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시력을 상실해가고 있었다. 칸캄 양이 라오스를 떠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한길안과병원 정규형 이사장의 남다른 ‘국내외 의료 봉사활동’이 널리 알려져 가능했다.

올해 8월 대한병원협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라오스 건강 보험 프로젝트 파견팀’은 정 이사장에게 ‘선천성 백내장’을 앓고 있는 라오스 소녀의 수술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칸캄 양은 첫돌 즈음 현지 안과를 찾았지만 간단한 치료와 안약 처방만 받았다고 한다. 올해 들어서는 더욱 시력이 떨어져 백내장 유사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수술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정 이사장은 한길안과병원과 사회복지법인 한길재단을 통해 수술·치료비와 부모 체류비 등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13일 한국에 입국한 칸캄 양은 최 원장으로부터 안과 정밀검사를 받았지만 시력 발달 시기를 놓쳐 수술 예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수술을 하는 것이 더 이상의 시력 저하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술을 결정했다.



14일 최 원장이 집도한 칸캄 양의 선천성 백내장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 하얗게 변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중간 거리와 먼 거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이중초점 렌즈를 넣었다. 수술 후 맨눈 시력은 0.3이었지만 5일 뒤 0.7로 정상 시력에 가까울 만큼 좋아졌다.

한길안과병원은 밝은 미래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가방과 학용품을 선물했다. 19일 마지막 진료를 받고 라오스로 돌아간 뒤 칸캄 양은 한길안과병원으로 편지를 보냈다.

“제게 베푼 친절을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할게요. 열심히 공부해서 다시 한국을 찾겠습니다.”

한길안과병원은 1985년 개원 이래 국내외 저소득층 환자의 안질환 치료와 수술을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해서 펼치고 있다. 2019년 카자흐스탄 어린이, 2017년 몽골 청소년 등 수많은 외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안과 수술을 지원했다.

인천혜광학교(시각장애 아동 교육기관)를 비롯해 인천시 노인 전문 보호기관, 인천 시각장애인복지관,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등을 후원하고 있다. 6년간 조성한 기금 7595만 원으로 저소득층 환자 68명을 지원했다.

2008년 3월 이 병원 정 이사장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한길재단의 경우 지금까지 340명의 인천지역 고등학생에게 4억38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저소득층 환자 179명에게는 수술비 1억여 원을 후원했다. 2019년에는 10년 이상 나눔을 실천한 공로로 ‘2019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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