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터널 통행료 유지 가닥…‘27년간 2000원’ 요금 인상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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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2월 14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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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2023.6.27. 뉴스1
(자료사진) 2023.6.27. 뉴스1
서울시가 남산 1·3호 터널의 혼잡통행료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공청회를 연다. 27년간 유지된 혼잡통행료가 도심지 터널 혼잡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2000원에 불과한 요금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여전하다. 서울 도심지로 오는 다른 도로와의 형평성 문제 등도 제기된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일 전문가와 시민 등을 대상으로 남산터널의 혼잡통행료와 관련한 공청회를 연다. 공청회를 통해 징수 일지 정지 실험 결과를 살피고, 혼잡통행료 개선 방안에 대한 발제와 토론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남산 혼잡통행료 징수는 1996년 11월11일부터 시행됐다.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전자 포함 2인 이하가 탑승한 10인승 이하 승용차 또는 승합차는 2000원의 혼잡통행료를 내야 한다.

다만 27년간 이어진 혼잡통행료 징수에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이에 시는 지난 3월부터 2개월 간 혼잡통행료 징수를 일시 정지하는 정책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일시정지(양방향 기준) 기간 동안 남산터널 교통량은 12.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행속도는 도심지역의 경우 직접 영향권 도로인 삼일대로와 소공로 도심 방향에서 각각 9.4%, 1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 같은 점을 근거로 혼잡통행료 유지 방침을 정했으나 환경·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1996년부터 유지된 2000원의 혼잡통행료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현저히 낮고, 이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관련해 서울환경연합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에는 2023년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혼잡통행료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징수중단 실험 등을 통해 혼잡통행료의 정책 효과가 검증된 만큼 공청회를 통해 요금 폐지가 아닌 인상 등 개선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환경연합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오거리 인근에서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로 인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2.12. 뉴스1
서울환경연합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오거리 인근에서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로 인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2.12. 뉴스1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시가 목표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수송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매년 승용차 등록대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 10%가량의 대중교통 이용자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서울환경연합은 늘어나는 자동차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서울시의 대책을 촉구하는 한편 공청회를 통해 징수방법과 혼잡통행료 구역 확대, 요금 인상 등의 개선방향을 제안할 예정이다.

실효성을 떠나 혼잡통행료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강북이나 강서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은 혼잡통행료를 내지 않지만 강남에서 남산 1·3호 터널을 통해 도심으로 진입하는 경우에만 통행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뿐만 아니라 나가는 차량까지 통행료를 내야 하는 등 이중과세 지적도 있다.

‘서울시 혼잡 통행료 징수 조례 폐지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고광민 서울시의원은 “백번 양보해서 도심의 혼잡을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현행 혼잡 통행료 징수 제도의 존치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도시 내부로 진입하는 차량뿐만 아니라 나가는 차량에도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울시는 공청회를 통해 시민 등의 의견을 수렴, 향후 시 교통위원회 심의 후 남산 혼잡통행료의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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