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살인 의뢰받았다, 집에만 있어라”…협박으로 끝낸 청부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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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2월 11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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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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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협박·감시하며 청부살인을 준비했지만 실행에는 옮기지 않은 중국인이 실형을 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정원 부장판사는 협박 혐의를 받는 한국계 중국인 김모씨(55)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3월15일 평소 알고 지낸 중국인의 의뢰를 받고 A씨(36)와 수행비서 B씨를 협박·감시하며 금전적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의뢰자는 국내 주얼리 브랜드의 실질 경영자인 A씨가 자신을 무시하며 금전적 손해를 끼쳤다는 생각에 평소 자신을 돕던 중국인 C씨에게 “다른 사람을 시켜 A씨를 살해하면 1억원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C씨는 ‘방진’이라는 지인에게 청부살인을 의뢰했고 방진은 다시 김씨에게 범행을 의뢰하며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씨는 3월29일 A씨가 살고 있는 강남구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A씨에게 “당신을 살해하라는 청부를 받았으며 3명 정도가 대기하고 있으니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또 올 것”이라며 “내가 지시하는 대로 집안에만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고 바깥 활동을 하면 당신을 해칠 수밖에 없다”고 협박했다.

A씨가 집 밖으로 못 나가게 전화로 협박하며 상황을 지켜보던 김씨는 다음날 방진에게서 35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4월9일까지 행적을 감시하던 중 A씨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재판에서 “당시 청부살인 의뢰를 거절하고 피해자에게 주먹질 등으로 적당히 상해만 입히겠다고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청부살인을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설령 청부살인을 약속했더라도 피해자를 실제 살해할 마음을 먹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김씨가 수행비서를 통해 A씨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청부살인 의뢰에 대해 털어놓고 외출을 자제해 마치 테러를 당한 것처럼 가장할 것을 주문하며 청부 의뢰자에게서 대가만 받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청부살인을 언급하며 피해자를 협박하고 이에 겁먹은 피해자를 이용해 청부살인을 교사한 자들로부터 금전적 이익을 취득했다”면서도 “피고인이 진정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판결로 수형생활을 마치면 국외추방이 예상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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