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으로 위장해 사기 ‘로맨스 스캠’ 주의보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28일 12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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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에 호감 산 뒤 금품요구
SNS, 데이트앱 통해 접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데이트 앱을 통해 의도적으로 이성에게 접근해 호감을 산 뒤 금품을 요구하는 ‘로맨스 스캠’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로맨스 스캠은 이성적 호감으로 마음의 벽이 허물어진 상태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방식이다. 상대방의 호감을 사고 경계심을 무너뜨린 후 금전적인 요구를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피해가 확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보안을 강조한 해외 앱을 이용해 벌어지는 경우가 많고 사진을 도용하다 보니 용의자를 찾는 것이 어려워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로맨스 스캠 사기 피해 건수는 2021년 40건에 그쳤지만 올해 10월 기준 93건으로 2년 새 2배 이상 늘었으며 피해규모 또한 크게 늘었다. 국정원에 따르면 2021년 피해 규모는 31억3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0월 기준 48억6000만원으로 55% 가량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온라인에서 이성을 만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도 로맨스 스캠 피해가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업체(data.ai)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소비자들은 지난해 데이트앱을 무려 100억 시간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대비 43%나 증가했다.

로맨스 스캠으로 피해를 입어도 주범을 검거하는 경우는 드물다. 도용한 신원과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경찰 수사가 마무리돼도 피해 금액이 입금된 대포통장을 제공한 이들 위주로 처벌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로맨스 스캠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행 규제로는 피해 확산을 막는데 한계가 있고 범죄에 사용되는 은행계좌의 지급정지 요건도 나라마다 다른 상황이다.

서준배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로맨스 스캠 사기는 최근 투자형 사기 등으로 점차 첨단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보이스피싱은 피해자가 신고를 할 경우 금융회사에서 사기에 이용된 계좌를 지급정지를 시키는 반면 로맨스 스캠은 이같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한계”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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