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법인 73개로 굴린 돈이 무려 4조…대포통장 유통 일당 검거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31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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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법인 수십 개를 만들고 법인 명의 대포 통장을 개설해 범죄조직에 유통, 수백억 원 돈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공전자기록부실기재 등 혐의로 총책 A(20대)씨 등 10명을 구속 상태로, 조직원 B(20대)씨 등 4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 송치했다.

31일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 등은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유령법인 73개를 설립 후 법인 명의 계좌 209개를 만들어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피싱·투자리딩, 사기·불법 도박사이트 범죄조직들에 넘긴 뒤 사용료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화성·수원·안양지역에서 활동하는 고향 선후배 관계로 파악됐다.

A씨 등이 넘긴 계좌는 주로 범죄 자금 세탁, 전화금융사기 조직의 수금 계좌 등으로 사용됐다. 이들이 범죄를 저지른 동안 계좌에 기록된 거래내역을 모두 합치면 4조600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등은 메신저를 통해 범죄조직과 접촉, 국제 배송과 퀵서비스로 계좌와 통장을 넘겼다. 또한 일부 계좌 경우 입출금을 관리하고 자금을 세탁하는 등 범죄에 가담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계좌당 월 100만∼350만 원을 사용료 명목으로 받았다. 유통 계좌 수가 200개를 넘는 점을 고려하면 매달 수억 원을 챙긴 셈이다. A씨 등은 이 돈을 유흥과 도박비로 탕진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기간 챙긴 돈이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투자리딩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해금 수취 계좌로 법인 대포통장이 이용된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여 A씨 등을 순차 검거했다. 아울러 15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압수하고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 거점을 두고 대포 통장을 이용, 사기 등 범죄를 일삼는 조직에 대해 피의자 진술과 휴대폰 포렌식 자료를 바탕으로 인터폴 공조를 요청하는 등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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