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1억5천’ 서울시 주최 블록체인 해커톤서 ‘상금 미지급’ 논란

  • 뉴스1
  • 입력 2023년 10월 23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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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웹3.0 페스티벌.
서울 웹3.0 페스티벌.
서울시가 대학생 및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해커톤’을 개최한 후 상금을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다. 총 상금은 1억5000만원으로 상금 지급은 두 달 넘게 밀렸다. 서울시는 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공동 주최사에 지속적으로 지급을 요청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개최한 ‘서울 웹3.0 페스티벌 2023(이하 SWF 2023)’에서 참여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비용 일체를 지급하지 않았다. 해커톤 상금은 물론,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참여자들도 비용을 전부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SWF 2023은 서울시, B사, 서울디자인재단의 공동 주최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행사다. 해커톤(프로그래밍 경진대회), 데모데이(시연회), 기업 전시 등으로 구성됐다.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참석해 환영사를 하기도 했다.

특히 메인 행사 중 하나인 해커톤은 총 1억5000억원의 상금을 내걸어 블록체인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및 대학생들의 이목을 끌었다. 총 115개팀, 417명이 참가 신청을 했을 정도다. 서울시가 직접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이를 홍보하기도 했다.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 시작됐다. 해커톤 상금을 비롯해 멘토 및 심사위원들의 수고비도 일절 지급되지 않은 것이다.

상금은 서울시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한 B사가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사는 메타버스 플랫폼 등을 개발하는 웹3 기술기업으로, 지난해 부산시 주최 행사인 ‘블록체인위크인부산(BWB)’ 개최를 도운 경력을 인정받아 올해 서울시와 행사를 공동 주최하게 됐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임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DDP 임대료, 행사 지원비 등이 예상을 초과하자 해커톤 상금을 마련할 수 없었다는 게 행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상금 명목으로 후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후원사들과 지분 투자를 약속한 투자사도 B사측에 자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B사가 상금을 마련하기로 한 만큼, 시 역시 이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에서는 따로 예산을 책정하지 않고 공동 주최사 및 후원사들의 후원금으로만 상금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일까지 상금을 지급하기로 해 우선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막상 20일이 도래하자 B사는 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대표가 수상자들에게 자필 편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B사측은 수상자들에게 “투자사, 신규 계약사, 기타 자산 등 여러 방면으로 방법을 찾아보고 있으나 20일까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사과문을 작성했다”며 “부동산 등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부동산 감정평가 등 절차가 끝나면 하루빨리 정산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또 B사 관계자는 <뉴스1>에 “행사 시작 전 완료됐어야 하는 후원금 지급과 투자 집행이 밀리면서 연쇄적으로 상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사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10월 20일까지 지급하기로 확약한 상금 지급이 지연됨에 따라 수상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서울디자인재단과 시 차원에서 가능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최 행사에서 세 달 가까이 상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서울시도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난에 처한 기업과 행사를 공동 주최하고, 상금 지급을 맡긴 것은 서울시이기 때문이다.

행사 참여자들은 서울시가 공동 주최사 선정 당시 재무 현황 등 기본적인 정보를 살펴보지 않은데다, 현 상황에서도 공동 주최사에만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행사 참여자는 “서울시 주최 행사임에도 서울시에 문의하면 공동 주최사측에 문의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웹3.0 페스티벌은 공동 주최사측의 제안에 따라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협약을 맺고 진행한 것”이라며 “20일 부로 수상자들에게 시 차원에서 가능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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