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과 전공의에 100만원 수당이 대책?… 200만원 줘도 지원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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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교수들 “실효성 없다” 한목소리

“지역 대학병원 의료진으로서 너무나 마음이 급합니다. 이대로 가면 아이가 아파도 갈 병원이 없게 됩니다.”(부산 한 대학병원 A 교수)

동아일보가 인터뷰한 지역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은 “젊은 의사들이 지역에서 소청과 전공의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한목소리로 위기감을 토로했다. 특히 2025년을 고비로 소청과 전공의 인력난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소청과 전공의 수련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줄였는데 2025년이면 3, 4년 차 전공의가 수련 과정을 마치고 동시에 전문의가 돼 빠져나간다.

소아 의료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도 올해 2월과 9월 잇달아 대책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2일 연내 소청과 진료 및 입원 수가를 올리고, 내년부터 소청과 전공의(레지던트)와 전임의(펠로)에 대해 월 100만 원의 수련 보조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A 교수는 “우리 병원을 포함한 상당수의 병원이 이미 소청과 전공의에게 병원 차원에서 월 200만 원의 특별 수당을 주고 있다”며 “그런데도 ‘소청과에 관심이 있느냐’고 인턴들에게 물어보면 전부 민망해하면서 웃는다.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소청과는 올해 전공의 지원율이 정원의 16%에 그쳤다.

이지혁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역시 “자신의 전공을 선택할 때는 전공의 수련 과정의 어려움과 전문의 자격 획득 이후 전망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며 “한 달에 100만 원을 더 받기 위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선택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또 정부가 소아 응급·중환자 진료 공백을 해소하는 데 좀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소청과 전공의 수가 부족한 만큼 위중한 아이들부터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이후 신생아 중환자실·응급실 근무 기피 현상이 심화됐다. A 교수는 “중증 소아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일수록 소송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크다”며 “의료분쟁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라도 감소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소청과 전공의#100만원 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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