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대 가야겠다, 장학금 돌려줄게’…영재학교생 올해 83명 이탈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19일 0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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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들, 지난해 입학생부터 장학금 환수
최근 3년간 영재학교생 218명 의·약대 합격
1인당 평균 환수액, 의대 연 등록금 절반 수준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해 세금으로 교육비를 지원 받은 영재학교 졸업생이 의·약대로 이탈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장학금 환수 등 제재 방안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3학년도 대입에서 영재학교 학생 218명이 의약학계열에 합격했다.

2021년 62명, 2022년 73명, 올해 2월 졸업생 83명 등 매년 오름세였다. 영재학교는 이공계 우수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에 따라 장학금이 지원되지만, 의약학계열 진학을 노리는 통로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영재학교는 지난해 입학생들부터 졸업 후 의과대학이나 약학대학으로 진학하면 장학금과 추가 교육비를 전액 환수하고 있다. 또 재학 중인 학생이 의대, 약대 입학을 희망하면 일반고로 전학을 가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장학금 등을 반환하겠다는 사례가 나왔다.

의약학계열에 합격한 올해 2월 영재학교 졸업생 79명은 장학금·교육비 합계 4억3840만원을 반환했다. 서울과학고는 47명에게 총 3억2356만원을 환수했다.

올해 2월 졸업생을 기준으로 환수 금액을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555만원 수준이다. 교육부의 지난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 올해 의대 연간 평균 등록금은 979만원이다. 영재학교 환수금이 의대 등록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영재학교 측이 의약학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일반고 전학을 권고해도 듣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 동안 전학 사례가 단 1명(경기과학고)이었다.

의·약대에 합격하면 장학금을 반환 받는 게 아니라 지원서를 내기만 해도 환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약대 진학이 아닌 지원 시부터 장학금을 되돌려 받고 있는 영재학교는 전체 8곳 중 한국과학영재학교(한과영), 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로 3곳에 불과하다.

강 의원은 “모든 영재학교에서는 의약학계열에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교육비·장학금을 환수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교육비와 장학금 환수라는 제재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는 만큼 교육 당국의 실질적인 조치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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