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할 수 있다” 호신용품 찾는 사람들…실효성은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6일 0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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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일 간격으로 흉기 난동 발생
불안감에 호신용품 찾는 시민들
전문가들 “호신용품 실효성 부족”
“최대한 빨리 현장 벗어나야 한다”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13일 만에 서현역에서도 무방비 상태의 시민들이 흉기로 공격당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나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불안감은 호신용품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맞대응 과정에서 더 큰 화를 입을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신림동 흉기 난동이 발생한 지 13일 만인 지난 3일 서현역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으로 14명이 다쳤다. 살인 예고 글이 잇따르던 가운데 실제 범죄까지 발생하자 시민들의 우려가 공포 수준으로 커진 모습이다.

불안감이 커진 시민들은 스스로를 보호할 목적으로 호신용품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직장인 최모(27)씨는 “흉기 난동 뉴스를 보고 삼단봉이 없는 상태인데도 삼단봉을 쓰는 영상을 엄청 찾아봤다”며 “후추 스프레이 이런 것도 찾아봤는데 구입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실제 관련 제품의 경우 검색량이 급증하거나, 일부 제품은 동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일 기준 네이버 쇼핑 트렌드 차트는 ▲호신용품 ▲호신용 스프레이 ▲삼단봉 ▲전기충격기 ▲플립5 케이스 ▲호신용 가스총 등으로 휴대전화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6위까지 모두 호신용품이 차지했다. 특히 방검조끼는 지난 4일까지 품절된 상태로, 구매할 수 없었다.

호신용 삼단봉을 구매한 네티즌들은 대부분 만족한다는 상품 후기를 남기면서도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적었다.

전문가들은 호신용품을 구매하는 마음을 이해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흉기를 든 범죄자에 맞서면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큰소리를 치고 빨리 현장을 벗어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며 “범인들은 흉기 등을 소지하고 있는데 거기에 맞대응하는 것이 피해를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흉기 난동 대응) 요령은 빨리 그 현장을 벗어나서 벽 뒤에 숨는다든가 나무판을 활용해 막는다든가 그런 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처 방안이라는 뜻이다.

한편 경찰은 잇따르는 흉기 난동 사건과 살인 예고글 등으로 시민 불안이 확산하자 특별치안활동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구체적으로는 ▲총기 등 정당한 물리력 사용 ▲흉기소지 의심자나 이상행동자에 관한 검문검색 실시 ▲다중이용시설에 경찰 배치·위력순찰 강화 ▲온라인 상의 살인예고글에 엄정 대응 등의 방침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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