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다운증후군 영아 살해’ 친부-외조모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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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인천서도 친모 2명 영장 발부
“유기치사 60%, 출산 숨기려 범행”

암매장한 영아 시신 수색 6일 오후 경찰이 경기 용인시의 한 야산에서 친부와 외조모가 살해해 암매장한 남자아이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친부는 경찰 조사에서 “2015년 3월 태어난 다운증후군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친모 몰래 살해하고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암매장한 영아 시신 수색 6일 오후 경찰이 경기 용인시의 한 야산에서 친부와 외조모가 살해해 암매장한 남자아이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친부는 경찰 조사에서 “2015년 3월 태어난 다운증후군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친모 몰래 살해하고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기 용인시에서 다운증후군을 안고 태어난 남아를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매장한 혐의를 받는 40대 친부와 50대 외조모가 구속됐다. 광주와 인천에서 영아를 숨지게 한 친모 2명도 같은 날 구속됐다.

수원지법 김정운 영장전담부장판사는 8일 오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친부 A 씨와 외조모 B 씨에 대해 “범죄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와 B 씨는 2015년 3월 갓 태어난 아이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출산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이가 다운증후군을 안고 태어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 후 병원에 있던 친모에게는 “아이가 아픈 채 태어나 사망했다”고 속였다고 한다. 이후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하루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인근 야산에 묻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 등이 진술한 장소를 중심으로 시신을 찾고 있다.

같은 날 광주지법은 2018년 8월 생후 6일 된 딸을 방치해 사망하자 영아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쓰레기 수거함에 버린 30대 친모 C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인천지법도 2016년 8월 생후 약 1주일 된 영아를 경기 김포시 텃밭에 매장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친모 정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김윤신 조선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2013∼2021년 영아유기·영아유기치사 사건 판결문 20건을 분석한 논문에서 “친부모가 영아를 유기하는 범행의 주요 동기는 출산 사실을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 5월 대한법의학회지에 발표된 이 논문에 따르면 20건의 범행 동기를 분석한 결과 ‘출산 사실이 알려지는 게 두려웠다’가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경제적인 사유로 양육하기 어려웠다’가 8건으로 뒤를 이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수원=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다운증후군 영아 살해#친부-외조모 구속#광주-인천 친모 영장 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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