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 “윌리엄 父子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 선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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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군목으로 피란민 구호 앞장
아들은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기여

목원대는 학교와 깊은 인연을 지닌 윌리엄 얼 쇼 선교사(한국명 서위렴·1890∼1967·왼쪽 사진)와 아들인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서위렴 2세·1922∼1950)가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에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목원대에 따르면 선교사인 얼 쇼는 1921년 평양 광성보통학교에 근무하면서 학생 교육과 선교 활동을 펴다 6·25전쟁이 일어나자 주한미군에 자원입대해 군목으로 활동하면서 피란민 구호 활동도 벌였다. 한국군의 군목 제도는 그가 시발점이 됐다. 전쟁 후 1954년 목원대 전신인 ‘감리교 대전신학원’ 설립 당시 창립 이사로 참여하고 신학 교수를 지냈다.

평양에서 태어난 해밀턴 쇼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철학박사 과정을 밟던 중 6·25전쟁이 발발하자 “태어나 자란 나라의 고난을 외면할 수 없다”며 참전했다. 1944년 미국 해군 장교로 입대한 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군 복무를 마친 상태였다. 6·25전쟁 당시 미 해군에 재입대한 그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정보 장교로 맥아더 장군을 도와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크게 기여했으나 서울 탈환 작전 때 은평구 녹번리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28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한국 정부는 1956년 그에게 금성을지무공훈장을, 미국 정부는 은성훈장을 각각 추서했다.

해밀턴 쇼가 재입대할 때 부모에게 쓴 편지는 지금도 한국 전쟁사에 회자되고 있다. ‘아내와 저는 앞으로 한국에서 선교사로 봉사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을 돕지 않고 기다리면서 대신 다른 사람이 한국인을 위해 희생해 평화가 이루어지고 난 다음, 우리가 한국에 제일 먼저 달려간 선교사가 된다는 것은 아주 공정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 부자는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영면해 있다. 얼 쇼는 아들의 죽음을 기려 모금한 뒤 1957년 목원대에 해밀턴기념예배당을 세웠다. 쇼 일가의 한국 사랑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해밀턴 쇼 대위의 아내는 자녀들과 한국에서 사회사업으로 봉사했고 3, 4대 후손들도 한국 청소년 장학사업을 벌이거나 주한미군에서 근무했다.

이희학 목원대 총장은 “해밀턴 쇼 대위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고자 매년 추모 예배를 대학에서 진행해왔다”며 “목원대는 쇼 일가의 한국 사랑과 목원대 사랑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보훈처와 한미 연합군사령부가 공동 선정한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에 대한 영웅담 영상은 다음 달 3일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송출된다. 이들 부자 외에 10대 영웅은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 밴 플리트 부자, 딘 헤스 공군 대령, 랠프 퍼킷 주니어 육군 대령, 김영옥 미 육군 대령, 백선엽 육군 대장, 김두만 공군 대장, 김동석 육군 대령, 박정모 해병대 대령 등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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