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갈등’ 다시 숨고르기…5월까지 탑승시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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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4월 9일 08시 22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 2023.2.27 뉴스1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 2023.2.27 뉴스1
서울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5월 초 재차 면담을 갖기로 하면서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가 약 3주간 유보될 전망이다.

양측이 계속해서 대화의 장을 마련해 나가는 데 따라 연초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를 둘러싸고 이어져 온 갈등 상황도 숨고르기에 들어섰다.

9일 서울시와 전장연 등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면담을 진행하고 △탈시설 전수조사 △활동지원급여 수급 대상자 일제조사 △중증장애인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수행기관 현장 조사 △장애인 권리 예산 등을 논의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면담에는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박경석 전장연 대표 등이 참석했다.

당초 면담 전 서울시와 전장연이 탈시설 전수조사, 활동지원 일제조사 등을 놓고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고, 지하철 탑승시위까지 재개되면서 면담이 평행선을 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전장연은 특히 “서울시의 ‘추가 장애인 활동 지원급여 수급자 일제조사’는 전장연 죽이기를 위한 ‘표적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이어 전장연은 23일 오전 8시와 11시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저지당했다. 탑승 시도는 보류했지만 이어진 승강장 시위로 당시 일부 열차가 2~3분 지연 운행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이번 점검은 해당 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적정하게 활동지원급여를 받지 못하는 수급자를 발굴하고, 수급자 자격 관리 강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표적수사’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날 시는 탈시설 전수조사 도구표에 대해 사전 협의를 해 달라는 전장연 측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시설 거주 장애인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 중증장애인 일자리 확대 등과 같은 전장연 측의 또다른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활동지원급여 수급 대상자 일제조사와 관련해서도 양측이 어느 정도 서로 이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장애인 거주 시설에 대해서도 같이 조사해야 하며, 이미 (시설을) 나오겠다고 의사를 밝힌 사람들이 500여명 정도 되는데 이 사람들에 대한 계획도 같이 세워져야 한다고 요청했다”며 “그에 대한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전장연이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는 5월 초 면담 시점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유보하기로 하면서 지난달의 탑승 시위 재개로 한 차례 고조됐던 긴장 국면은 다소 해소되는 모양새다.

이어지는 5월 초 면담은 탈시설 전수조사 및 거주시설 장애인에 대한 조사와 관련한 전장연의 요구에 서울시가 답변하는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대표는 “저희는 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기를 원했기 때문에 부족한 지점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며 “UN장애인권리협약에 따라 (탈시설 권고를) 지켜 달라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므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해서 유감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장연은 오는 20~21 1박2일 일정으로 삼각지역과 서울시청 일대에서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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