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학폭 논란’ 정순신 신임 국수본부장 사의…임명 하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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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5일 15시 11분


아들 학폭 논란으로 사의를 표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폭 논란으로 사의를 표한 정순신 변호사.
경찰의 수사전담기구인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2대 본부장으로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둔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진지 하루 만이다.

정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며 “가족 모두가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사과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정 변호사를 현 정부 첫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정 변호사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시절 동급생에게 언어폭력 등을 가했다가 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정 변호사 아들은 2017년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동급생에게 약 8개월 동안 폭언 등 지속적 괴롭힘으로 이듬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 등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 변호사 측은 전학 처분이 지나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재판부는 “상당 기간 학교폭력을 행사했는데 그 과정에서 큰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 측은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판단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후 다시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019년 4월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경찰청 측은 정 변호사의 사의 표명을 두고 “인사혁신처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후임에 대해 “시간을 두고 고민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한 번 공모 절차를 거친 만큼 내부 선발과 재공모 등이 모두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사 검증이 미흡했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0분경 정 변호사의 임명을 취소했다고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수석은 “임기 시작이 내일인 만큼 사표 수리를 하는 의원면직이 아닌 발령 취소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순신 변호사 입장문 전문
먼저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합니다

수사의 최종 목표는 유죄판결입니다 초동 수사단계에서부터 공판경험이 있는 수사 인력이 긴요합니다 이에 수사와 공판을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수사발전에 기여하고자 국가수사본부장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합니다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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