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재단 총장 “돌멩이 맞겠다”…민노총의 상생위 사퇴요구 거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4일 16시 35분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사진)이 “죽으라고 던지는 돌멩이는 얻어맞겠다”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상생임금위원회(상생위)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한 사무총장은 24일 상생위 2차 회의를 마친 뒤 이런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천길 낭떠러지에 뛰어내린 형국이며, 40년 (노동)운동 삶이 끝장날 수 있다는 악몽에 시달리는 나날”이라며 “상생위 사퇴에 대해 한쪽에서는 돌멩이를, 한쪽에서는 밧줄을 던진다”라고 밝혔다.

상생위는 정부가 노동 개혁과 임금 개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일 발족시킨 기구다. 민노총 출신의 한 사무총장은 민간 전문가로 상생위에 참여했다. 민노총은 8일 전태일재단에 공문을 보내 상생위 참여 철회 및 사무총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다음달 2일까지 사퇴여부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한 총장은 입장문에서 “빨리 떨어져 죽으라고 던지는 돌멩이는 그대로 얻어맞고, ‘그만 욕먹고 지금이라도 사퇴하라’고 던지는 밧줄도 잡고 올라갈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불능력 바깥의 노동’과 ‘근로기준법 바깥의 노동’, 그들의 손을 잡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상생위에 남아 거대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하청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고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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