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직원 미팅” 공공기관 사칭 ‘모텔 사기’ 70대 노인 주의보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2월 13일 2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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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추정 남성이 관공서와 공공기관 관계자를 사칭하며 숙박업소에서 사기 행각을 벌이고 다닌다는 제보가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지난 10일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전국을 다니는 사기꾼 같습니다. 숙박업소 사장님들 조심하세요”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내용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2시경 경남 통영시의 한 모텔에 7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남성 A 씨가 찾아와 “2주 정도 머무를 거고, 직원 두 명은 내일 서울에서 내려온다”며 방 3개를 요청했다.

그는 “관광개발공사와 해양수산부 협찬으로 통영 해안도로 절경을 찍기 위해 왔다. 드론을 띄워서 하는 일이다. 관광공사 일이라면 다 다닌다”며 “보름정도 머무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모텔 운영자는 가격을 낮춰 2주간 사용하는 방 3개 가격을 총 145만원만 받기로 했다.

그러자 A 씨는 “내일 직원들이 와서 계산할 거다. 아주머니 혼자 고생하시니 (5만원을 얹어) 150만원을 드리겠다”며 환심을 샀다.

그는 방에 옷가지 등 여러 물건을 펼쳐놓고 보여주면서 오래 있을 사람처럼 행동하고, 객실에 비치된 일회용 칫솔과 면도기는 필요 없다면서 “우린 장기적으로 머무는 사람들이라 이런 것은 다 들고 다닌다”고 했다.

다음 날 오전 외출하고 돌아온 A 씨는 “시청 직원들하고 간단히 회의가 있어서 하고 왔다. 근데 시청 직원들이 점심을 사달라고 한다. 우리 직원들은 2시나 돼서야 올 텐데, 15만원만 빌려달라. 시청 직원들하고 밥 먹는데 늙은 내가 내야지. 나중에 우리 직원들 오면 숙박비 150만원에 15만원 더해서 165만원 받으라”고 부탁했다.

모텔 운영자는 안내실 금고에서 현금 15만원을 꺼내 빌려줬다. 그리고는 이후 느낌이 이상해서 노인의 방에 가보니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A 씨가 이미 모든 짐과 객실 비치 용품 까지 챙겨 사라진 뒤였다.

A 씨에게 당한 모텔은 이곳 뿐이 아니었다. 인근 숙박업소 사장이 CCTV를 보더니 “그때 그놈이네”라며 알아봤다. 인근 숙박업소도 같은 수법으로 당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자기 입으로 전국을 다닌다고 한 걸 보니 통영에서만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것 같지 않다”며 “이런 수작을 하는 사람이 오면 절대로 현금 주지 말고 바로 경찰에 신고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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