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전장연 첫 단독 면담…소득 없이 입장차만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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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2일 서울시청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정도 사회적 강자는 없다. 어떻게 이렇게 법을 대놓고 무시하는가?”(오세훈 서울시장)

“진짜 사회적 강자인 기획재정부에 문제의 원인이 있다. 오 시장이 기재부에 (우리와의 면담을) 3월 23일까지 요청해 달라”(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

서울시와 전장연이 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처음으로 만나 지하철 승하차 시위와 장애인 탈시설 정책 등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양측은 이날 예정했던 시간을 20분 넘겨 50분간 논쟁을 이어갔지만,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날 선 공방만 벌였다.

먼저 발언을 한 오 시장은 “얼마든지 시위와 요구를 해도 좋은데 지하철을 세우는 것은 안 된다”며 “서울시민들이 입는 피해가 이제는 인내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 승하차 시위는) 철도안전법에 위반되는 엄청난 중범죄”라며 “내가 1년 동안 많이 기다려줬다. 더 이상 용인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표는 그간 주장해 온 ‘장애인 탈시설’과 장애인 활동 예산 증액 등을 요구했다. 그는 “2001년 장애인이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타다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이후부터 탈시설 논쟁이 있었지만, 서울시는 한 번도 책임 있게 사과한 적이 없다”며 “국가가 장애인들의 죽음을 너무나 하찮게 여겨왔던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1일) 오 시장이 장애인 거주 시설을 방문해 ‘시설은 선택’이라고 말한 것은 유엔 장애인 권리협약과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협약과 가이드라인에선 (장애인의) 시설 수용을 차별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탈시설에 대한 전장연의 주장이 다 옳다고 치더라도 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해 지하철을 왜 세우냐는 것”이라며 시위 중단을 확답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 대표는 “기재부에 대화로 풀어달라고 해 달라”며 장애인 예산 증액을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오 시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저분들 입장을 (기재부에) 전달은 해드리려고 한다”고 했고, 박 대표는 승하차 시위 재개 여부에 대해 “3일 오전 진행할 혜화역 선전전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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