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역화폐 국비 배분기준 변경해달라” 정부에 건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9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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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부단체 국비 지원 ‘0원’…특정 지자체 과도한 차별
“경기침체로 어려운 경기지역 소상공인 역차별” 주장
김동연 지사, SNS에 “지역화폐 예산 공정하게 배분해야”

경기도가 정부가 밝힌 지역화폐 국비 배분기준이 “부당하다”며 19일 행정안전부에 기준 변경과 지원 확대를 건의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전날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역화폐 예산은 공정하게 배분돼야 한다’고 지적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국비 예산은 3525억 원으로 지난해 7050억 원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행안부는 이달 15일 올해 △인구감소지역 △일반 자치단체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 등 3개 유형으로 지역화폐 국비 지원율을 차등 적용한다고 밝혔다.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인 경기도와 성남·화성시, 서울시만 국비 지원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다른 인구감소지역 80개 시군에는 할인율을 10%로 유지하고 이 중 절반을 국비 지원하지만, 경기도에서는 가평·연천군만 같은 혜택을 받는다. 대신 수원시 등 경기도 27개 시군이 일반 자치단체에 해당돼 할인율을 7% 이상 수준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고 할인율 2%만큼을 국비로 지원받게 된다.

특히 차등 배분 기준이 적용되면 경기도의 지역화폐 국비 지원 예산은 1년 전과 비교해 1000억 원 가까이 줄어든다. 전국 소상공인의 25%가 넘는 186만 경기도 소상공인들에게 10%도 안 되는 예산만 지원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도는 인구감소 여부에 편중되고 인구·소상공인 비중을 고려하지 않은 배분 기준으로 경기침체 어려움을 겪는 경기지역 소상공인이 역차별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 인구는 전국 26.5%(지난해 12월 기준), 소상공인 종사자 비중은 전국 25.9%(2021년 기준)에 달하지만 지난해 지역화폐 국비 배분 비중은 17.6%에 그쳤다.

도는 이번 건의문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소상공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비 배분 기준 개정 △경기도 인구·소상공인 비중 등을 고려한 배분액 확대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에 대한 차별 없는 국비 균등 지원 등을 강조했다.

도는 행안부의 지역화폐 국비 배분 기준 발표 이전인 지난해 12월 23일에도 국비 배분액 확대 및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에 대한 차별 없는 국비 균등 지원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달 18일 “지역화폐 예산을 공정하게 배분해달라”며 자신의 SNS에 올린 글.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달 18일 “지역화폐 예산을 공정하게 배분해달라”며 자신의 SNS에 올린 글. 경기도 제공

김 지사는 전날 밤 자신의 SNS를 통해 “지역화폐 예산은 공정하게 배분돼야 한다. 정부는 7050억 원이었던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며 “그나마 민주당의 요구로 절반인 3525억만 겨우 살아남았는데, 행안부가 발표한 ‘지역화폐 지원예산 배분 기준’은 한 마디로 공정과 상식에서 벗어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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